검찰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아 부실채권을 사들인 혐의를 받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이사를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오현철)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이사, 2대 주주 이아무개씨, 윤아무개 이사(변호사) 등 3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송아무개 이사는 같은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에 투자하겠다며 2900여명의 피해자들로부터 모은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실제로는 부실채권 인수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옵티머스는 2018년부터 한국도로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의 공사를 수주한 건설회사의 매출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연 3% 안팎의 이익을 내겠다며 엔에이치(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펀드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모은 펀드자금이 2대 주주 이아무개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대부업체 등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김 대표이사 등은 공공기관 발주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한 것처럼 펀드 판매사들을 속이기 위해, 건설회사로부터 해당 매출채권을 양수했다고 적힌 허위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약 176장을 위조하고 행사한 혐의(사문서위조·행사)도 받는다. 검찰은 라임 사태 뒤 엔에이치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이 펀드 실사로 공공기관 매출채권 편입 사실 등을 확인할 때 위조된 서류를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옵티머스는 전·현직 임직원들이 대부분 한양대 출신으로 현 정부 실세와 학맥, 인맥 등으로 얽혀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8년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미국으로 출국한 이혁진 전 대표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초갑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피의자인 윤 이사의 아내인 이아무개 변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 지난달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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