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된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아버지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아무개(29)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2017년 2월 동갑내기 권아무개씨와 결혼하고 그해 7월 첫째, 지난해 1월 둘째 딸을 출산했다. 지난해 4월 장씨는 둘째에게 분유를 먹인 뒤 엎드려둔 채 부인 권씨와 나가 술을 마셨다. 장씨는 귀가했지만 권씨는 다른 지인들과 술을 마신다며 외박했고 이튿날 아침 장씨는 권씨의 호출을 받고 또 집을 나갔다. 전날 분유를 먹고 엎드려있던 아이는 질식사했다. 발견 당시 오래된 기저귀를 차고 있던 아이의 엉덩이는 헐어있었다. 검찰은 두 사람을 아동학대치사죄로 기소했다. 집 안에 음식물쓰레기, 소주병, 담배꽁초 등을 방치해 악취가 나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웠다는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자녀들에 대한 유기·방임행위는 통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정도에 이르렀다”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장씨에게 징역 5년, 권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 중 권씨는 사망했고 재판부는 “배우자가 재판 도중 사망했고 홀로 아이를 양육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며 장씨에게 1심보다 감형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장씨가 피해자의 친권자로서 피해자의 건강과 안전, 행복을 위해 필요한 책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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