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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유니온 10주년…“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라”

등록 2020-12-06 17:54수정 2020-12-06 18:01

5일 비대면 기념식 열어
“언제든지 당신을 대변해 우리가 나서겠다”
지난 5일 청년유니온이 서울 서대문구 한 회의실에서 비대면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청년유니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왼쪽), 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이 감사패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청년유니온 제공
지난 5일 청년유니온이 서울 서대문구 한 회의실에서 비대면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기념식은 청년유니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왼쪽), 최지희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이 감사패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청년유니온 제공

피자 배달 30분제 폐지, 커피 전문점 주휴수당 지급.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변화들은 지난 2010년 출범한 청년유니온이 이듬해 낸 성과다. ‘일하고, 꿈꾸고, 저항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청년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이 지난 5일 온라인으로 비대면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청년유니온은 그간 병원실습생(2012년), 미용실 스텝(2013년), 감정노동자(2014년), 일용직으로 계약하는 호텔 장기 노동자(2015년), 드라마·영화제 현장 노동자(2018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2019년), 패션 스타일리스트 보조(2020년) 등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권 향상을 위해 힘써왔다. 지난 2월 6기 위원장이 된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번 기념식에서 청년유니온이 조합원으로부터 상장을 받았는데 우리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큰 의미가 있단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의 조합원은 1400여명이며 후원자까지 합하면 2100여명이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계속 발굴하고 대변하려 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기념식을 통해 우리 사회에 청년들이 격려의 말 한마디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이 조합원에게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당신, 감사합니다’라는 문장을 새긴 상장을 전달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한 조합원이 나와 그 문구에 울컥했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은 어딜 가든 상보다는 벌을 많이 받는다. 잘했다는 칭찬보다 왜 그렇게 불만이 많냐는 질책을 듣는 게 일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인사말이라도 그 청년에게는 감동이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청년유니온 2기 슬로건이 ‘아프면 아프다고 소리 질러라’였어요. 청년들이 그랬으면 좋겠어요.”

10년의 세월은 청년유니온이 청년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단체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올해 청년유니온은 7월 ‘패션 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노동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패션스타일리스트 어시스턴트 업계 전반에 노동 착취 관행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패션스타일리스트 사업주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했고 노동청이 움직였다. 이 위원장은 “근로감독관 쪽에서 개별 사업장으로까지 특별근로감독이 들어간 건 이례적이라고 한다. 청년유니온의 영향력이 커져서 그런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이 현재 고민하는 앞으로의 과제는 ‘코로나19 대응’이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로 프리랜서 노동자 등 우리 사회 청년들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본다”며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많이 폐업하지만 그 가게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도 굉장히 많이 해고당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었는지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지금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기준법 등 일터와 관련된 법들이 많이 변경되거나 신설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이나 5인 미만 사업장 등 그 대상이 되는 게 주로 청년들이다. 여기서 청년유니온이 잘 대응하는 게 목표다. 그게 우리가 가진 유연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청년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개별 일자리보다 ‘구직에 드는 에너지 소모’도 짚었다. 그는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너무 많은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버티기에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여기서 어떻게든 버텨서 좀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청년과 그렇지 못해서 열악한 직장에 취업하는 청년들 사이에 발생하는 격차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모든 청년에게 청년유니온의 문이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청년유니온은 만15~39살 청년이라면 구직자든 실업자든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다. “청년들로부터 여전히 많은 질문을 받는다. ‘이게 가입할 수 있는 조직인가’ ‘일하지 않는데 가입할 수 있나’ ‘프리랜서인데도 괜찮은가’ 우리는 청년이면 누구든 상관없이 노조를 가질 수 있다고 항상 말한다. 당신의 일터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당신을 대변해서 우리가 나설 수 있다고 말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바로가기: “청년들이 세상 바꿀 수 있다는 꿈 꾸게 하고 싶어요”

https://www.hani.co.kr/arti/society/labor/9323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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