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역업체가 바뀌면서 새해 첫날부터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노동자들이 3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앞에서 40여개 텐트를 치고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해고노동자들은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건물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가다 22일부터 텐트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중이던 엘지(LG) 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136일 만에 농성을 끝내고 엘지 마포빌딩으로 옮겨서 근무하게 됐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엘지트윈타워분회는 “조합원 전원 엘지 마포빌딩으로 옮겨서 일하기로 엘지와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엘지 쪽도 “엘지의 빌딩 관리 계열사 에스앤아이(S&I)코퍼레이션과 건물미화업체 지수아이앤씨, 엘지트윈타워분회가 이날 엘지트윈타워에서 만나 농성중인 조합원 전원이 오는 7월1일부터 마포빌딩에서 근무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고 전했다.
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명은 지난해 11월 말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건물 관리를 맡은 엘지 계열사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용역업체인 지수아이앤씨와의 계약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청소노동자들은 지수아이앤씨 소속이다. 정부는 지침으로 원청의 용역업체가 바뀌더라도 고용을 승계하도록 권고하지만 노동자들은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30명가량의 조합원들은 “노조를 만들어 활동해온 것이 직접적인 해고 원인”이라고 반발하며 지난해 12월16일 파업에 돌입하고 엘지트윈타워 로비와 건물 앞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트윈타워로의 원직 복직을 요구해왔던 분회는 이날 “원래 일하던 곳으로의 고용승계와 원직 복직을 양보한 대신 일정 수준의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기간 임금 보전 등을 약속 받았다”며 마포빌딩으로의 복직안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합의안에는 현재 만60살인 청소노동자들의 정년을 만65살로 연장하고, 만65살 이후에는 만 69살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노동계·시민사회단체, 많은 시민들은 이들의 투쟁에 연대와 지지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분회는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해 보였던 집단해고 사태가 4개월여의 투쟁을 거쳐 오늘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연대의 힘 덕분”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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