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개발원 ‘성평등 언어’ 발표에 누리꾼 ‘항의’ 홈피 장애
왜 ‘총각작’은 없고 ‘처녀작’만? “성차별적 언어 쓰지말자”
왜 ‘총각작’은 없고 ‘처녀작’만? “성차별적 언어 쓰지말자”
왜 신문은 ‘처녀작’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총각작’이라 하지 않을까? 왜 방송은 여성 선수를 묶어 ‘스포츠맨’이라면서 ‘스포츠우먼’이라고 쓰지 않을까? 인터넷에서 쓰는 ‘구토남’ ‘꽝남’ ‘Y라인’은 대체 무슨 말일까? 왜 모든 매체는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은반 위의 요정’이라고 쓰지 않을까? 남편이 죽고 나면 그 부인을 왜 ‘아직 죽지 못한 사람’(미망인)이라고 할까? ‘레이싱 걸’은 아무리 봐도 소녀가 아닌 성인인데, 왜 ‘걸’이라고 쓸까?
방송, 신문, 인터넷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에서 흔히 쓰는 표현 상당수가 성역할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등 성차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개발원은 지난 7월10일부터 30일까지 방송 4개 채널, 신문 3종, 인터넷사이트 3곳을 조사·분석한 결과 이처럼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성차별적 언어 사용 사례 수는 전체 7570개로 나타났고, 인터넷이 3481개로 가장 많았다. 신문은 2268개, 방송은 1821개였다.
한국여성개발원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성평등한 미디어 언어개발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방송, 신문, 인터넷 언론 등 미디어 언어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성평등한 미디어 언어 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조사에서 모니터링 기준은 △한 성을 지칭하는 단어로 남녀 모두를 포괄(~맨) △성역할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여우, 늑대) △성차별적 이데올로기 내포(미망인, 처녀작) △선정적 표현(섹시레이디, 애마소녀, 쭉쭉빵빵) △특정성 비하(부엌데기, 놈팽이) 등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모든 매체에서 가장 두루 쓰이는 성차별적 표현 분류는 ‘성역할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4810건, 63.5%)였다. 그밖에 ‘선정적 표현’ 1098건(14.5%), ‘불필요한 성별 강조’ 930건(12.3%) 차례였다.
매체별로 살펴보면 신문은 다른 매체에 견줘 ‘불필요한 성별 강조’(전체 12.3%, 신문 13.7%)와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전체 63.5%, 신문 76.3%)의 표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취재원의 이름 다음에 남성일 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으면서, 여성일 땐 ‘(여·○○세)’라고 붙이는 표현은 ‘불필요한 성별 강조’로 분류됐다. 특히 여성이 전문적인 직업이나 권력을 가진 지위에 있을 때는 ‘여류명사’ ‘여의사’ ‘여성총리’ ‘여류화가’ 등으로 일컫거나 기사의 내용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학생을 ‘여학생’으로, 직원을 ‘여직원’ 등으로 사용하는 사례 등이 함께 지적됐다. ‘고정관념적 속성’은 남자=사회, 여성=가정, 남자=생산자, 여자=소비자, 남자=직업인, 여자=비직업인, 남자=상위적, 여자=하위적, 남자=지도자, 여자=봉사자 등(한국여성개발원, 1993)으로 구분짓는 유형이 해당한다. 여성의 경우 “미모, 미인, 앳되어 보이는, 꼬리친다, 앙탈부린다, 앙칼지다, 야들야들, 여우”들이 이에 해당된다. 남성의 경우에는 “과감한, 스케일이 큰, 능글능글, 씩씩한, 용감한, 늠름한, 슈퍼맨, 늑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신문에선 남성을 여성보다 먼저 호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1남1녀’ ‘남녀공학’ 등이다. 또 정상성에서 벗어난다고 간주되는 여성만 따로 ‘~녀’라고 부르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내연녀’ ‘동거녀’는 사용 사례가 있었지만 ‘내연남’이나 ‘동거남’이란 표현은 발견되지 않았다.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포함하는 여성 관련 언어도 나타났다. ‘처녀작’처럼 순결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것, ‘미망인’, ‘시집보내다’, ‘현모양처’처럼 여성을 남성에 종속시키는 고정관념과 관련된 것 등이 있었다. 방송은 ‘특정성 비하’(전체 8.4%, 방송 13.2%) 유형이 다수였다. 한 성을 비하적인 의도로 부르는 것으로 여성의 경우 “여편네, 부엌데기, 솥뚜껑 운전수, 아줌마, 계집애, 야(아내 호칭 시)” 등으로 여성의 역할이나 여성됨 자체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남성 관련으로는 “군발이,” “놈팽이” 등이 있다. ‘꼴뚜기 왕자’ ‘꽝남’(선택받지 못한 남자) ‘기집애’ ‘가시나’ ‘지지배’ 등이 있었다. 인터넷은 ‘선정적 표현’(전체 14.5%, 인터넷 26%)이 가장 많은 매체로 꼽혔다. 그 가운데 여성의 성적 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표현(15.4%)과 여성을 자극적으로 표현한 경우(8.6%)가 많았다. ‘최강의 섹시 여전사’ ‘백만불짜리 끝장 각선미’ ‘섹시 여고생’ ‘Y라인 골반 매력’ 등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의 성적 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성차별적 표현을 사용한 경우(537건)와 여성을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299건)가 매우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여성개발원이 ‘성차별적 언어 사용’을 발표한 뒤 여성개발원 홈페이지는 한꺼번에 몰린 누리꾼들의 비난 게시글이 쇄도해, 한 때 사이트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권고하는 △쓰지 말아야 할 언어 △성평등한 대안은 다음과 같다.
<한겨레>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매체별로 살펴보면 신문은 다른 매체에 견줘 ‘불필요한 성별 강조’(전체 12.3%, 신문 13.7%)와 ‘고정관념적 속성 강조’(전체 63.5%, 신문 76.3%)의 표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취재원의 이름 다음에 남성일 땐 아무 표시도 하지 않으면서, 여성일 땐 ‘(여·○○세)’라고 붙이는 표현은 ‘불필요한 성별 강조’로 분류됐다. 특히 여성이 전문적인 직업이나 권력을 가진 지위에 있을 때는 ‘여류명사’ ‘여의사’ ‘여성총리’ ‘여류화가’ 등으로 일컫거나 기사의 내용에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학생을 ‘여학생’으로, 직원을 ‘여직원’ 등으로 사용하는 사례 등이 함께 지적됐다. ‘고정관념적 속성’은 남자=사회, 여성=가정, 남자=생산자, 여자=소비자, 남자=직업인, 여자=비직업인, 남자=상위적, 여자=하위적, 남자=지도자, 여자=봉사자 등(한국여성개발원, 1993)으로 구분짓는 유형이 해당한다. 여성의 경우 “미모, 미인, 앳되어 보이는, 꼬리친다, 앙탈부린다, 앙칼지다, 야들야들, 여우”들이 이에 해당된다. 남성의 경우에는 “과감한, 스케일이 큰, 능글능글, 씩씩한, 용감한, 늠름한, 슈퍼맨, 늑대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신문에선 남성을 여성보다 먼저 호칭하는 경우가 많았다. ‘1남1녀’ ‘남녀공학’ 등이다. 또 정상성에서 벗어난다고 간주되는 여성만 따로 ‘~녀’라고 부르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내연녀’ ‘동거녀’는 사용 사례가 있었지만 ‘내연남’이나 ‘동거남’이란 표현은 발견되지 않았다. 성차별적 이데올로기를 포함하는 여성 관련 언어도 나타났다. ‘처녀작’처럼 순결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것, ‘미망인’, ‘시집보내다’, ‘현모양처’처럼 여성을 남성에 종속시키는 고정관념과 관련된 것 등이 있었다. 방송은 ‘특정성 비하’(전체 8.4%, 방송 13.2%) 유형이 다수였다. 한 성을 비하적인 의도로 부르는 것으로 여성의 경우 “여편네, 부엌데기, 솥뚜껑 운전수, 아줌마, 계집애, 야(아내 호칭 시)” 등으로 여성의 역할이나 여성됨 자체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남성 관련으로는 “군발이,” “놈팽이” 등이 있다. ‘꼴뚜기 왕자’ ‘꽝남’(선택받지 못한 남자) ‘기집애’ ‘가시나’ ‘지지배’ 등이 있었다. 인터넷은 ‘선정적 표현’(전체 14.5%, 인터넷 26%)이 가장 많은 매체로 꼽혔다. 그 가운데 여성의 성적 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표현(15.4%)과 여성을 자극적으로 표현한 경우(8.6%)가 많았다. ‘최강의 섹시 여전사’ ‘백만불짜리 끝장 각선미’ ‘섹시 여고생’ ‘Y라인 골반 매력’ 등이었다. 이 가운데 여성의 성적 신체적 측면을 이용한 성차별적 표현을 사용한 경우(537건)와 여성을 자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299건)가 매우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한편 한국여성개발원이 ‘성차별적 언어 사용’을 발표한 뒤 여성개발원 홈페이지는 한꺼번에 몰린 누리꾼들의 비난 게시글이 쇄도해, 한 때 사이트 접속 장애를 빚기도 했다. 한국여성개발원이 권고하는 △쓰지 말아야 할 언어 △성평등한 대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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