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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죽만으로도 본전 뽑는다

등록 2007-08-08 21:25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남애항 대포회집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남애항 대포회집
[매거진 Esc] 예종석의 맛있는 집 남애항 대포회집

휴가를 떠나면 쉬는 즐거움은 물론 먹는 즐거움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피서지에서는 먹는 일이 오히려 골칫거리인 경우가 많다. 음식들이 마땅찮은데다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낯선 바닷가에서 괜찮은 식당 찾기는 상당히 난감한 일이다.

동해안으로 휴가를 가시는 분들께 아름다운 풍광과 싱싱한 자연산 회를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남애항의 대포회집을 추천한다. 남애항은 동해안의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7번국도와 영동고속도로가 만나는 현남 나들목 인근에 은밀하게 자리잡고 있는 남애항은 정동진과 쌍벽을 이루는 아름다운 일출과 영화 <고래사냥> 드라마 <호텔리어> 등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강원도의 3대 미항으로 꼽히는 남애항은 망망대해와 등대 그리고 해송이 우거진 언덕이 어우러져 경관도 빼어나지만 그 앞바다에서 잡히는 해산물도 풍성하다. 양양지역의 유일한 수산물 위판장이 여기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요즈음 동해의 수온이 높아져서 명태는 사라지고 멸치가 나타나는 등 어군지도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남애 앞바다에서는 여전히 가자미·도다리·전복치·돌삼치 등 다양한 생선이 잡힌다. 대포회집에서 쓰는 생선의 80% 정도는 앞바다에서 그날그날 잡은 것들이다. 자리에 앉으면 물어보지도 않고 한 접시 들이미는 꽃새우는 기운이 좋아서 펄떡펄떡 뛰어오르므로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국수같이 썰어서 나오는 오징어는 달콤하기까지 하고, 고둥·멍게·해삼 등은 그 선도가 혀끝에서 느껴진다.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남애항 대포회집
예종석의 맛있는 집 / 남애항 대포회집
이곳 사람들이 ‘째복’이라고 부르는 민들조개로 끓인 즉석 맑은국은 전날의 숙취를 달래는 데 그저 그만이다. 이런 것들을 입맛을 다시며 허겁지겁 먹다보면 드디어 주인공인 회가 나온다. 철과 그날의 어황에 따라 구성이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도다리·가자미·해뜨기·감성돔·미역치 등 자연산 회가 모둠으로 나온다. 어쩌다 쓰는 양식 광어도 이 집 사장이자 조리장인 김정구씨는 꼭 질좋은 완도산만을 고집한다. 운 좋은 날은 청어나 고등어, 대구회를 맛볼 수도 있다.

김사장이 과거 서울 강남의 호텔과 일식집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어 생선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바닷가 횟집치고는 드물게 초밥도 서비스로 나온다. 이 집 음식의 백미는 마지막에 나오는 어죽이다. 우럭머리와 돌삼치, 미역 등을 넣고 푹 끓인 어죽은 그것만 한 그릇 먹기 위해서라도 가볼 만한 맛이다. 오래 전 감탄을 금치 못하며 먹었던 돌산도의 값비싼 능성어 어죽 맛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고랭지 배추로 담근 묵은 김장김치와 함께 어죽 한 그릇을 후딱 비우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등대 쪽으로 방파제를 거닐어 보자.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가격은 4인 기준으로 10만원이면 충분하고 전화번호는 033-671-0244 이다.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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