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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틔운 순정만화 한 그루

등록 2008-11-05 21:56

〈그루〉
〈그루〉
[매거진 esc] 송은이네 만화가게
‘작가주의 순정’ 만화잡지 <그루>가 나왔다. 찬바람과 함께 문화잡지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우수수 들려오는 요즘이라 더 반갑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원고료 지원을 받아 도서출판 절대교감에서 발행하는 이 잡지는 유시진·문흥미·이향우·톰톰 등 ‘빵빵’한 작가들을 동원해 순정만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회당 70쪽에 이르는 유시진 작가의 중편 <푸른 목걸이>는 부모의 방치로 보육원을 떠돌다 보호가정에 들어갔던 소년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주인공의 경험과 감정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이향우 작가의 <몽환 가족>은 2006년 <허브>가 휴간하면서 중단되었던 작품인데, 전업주부 아빠와 일러스트레이터 엄마, 꽃미남 아들과 엉뚱한 딸, 네 가족이 마술적 세계에서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순수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혀 닮지 않은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클래식하게 전개하는 톰톰 작가의 단편 <흑단과 벌꿀>, ‘새’로 필명을 바꾼 이진경 작가의 중편 <난조>(NANZO), 오랜만에 만나는 문흥미 작가의 발랄한 중편 <그래도 괜찮아>, 김나경·채은 작가의 콩트 모두 만족스럽다. 200쪽 남짓한 분량에 계간 발행이지만 몇 해 새 <허브> <나인> <오후> 같은 성인 순정만화 잡지가 줄줄이 폐간하고 마음 둘 데 없던 독자로선 ‘이게 어디냐’ 싶다.

잡지를 발행하는 ‘절대교감’은 부부가 운영하는 2인 출판사다. 아무도 나서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보고 싶은 만화를 직접 만들겠다’는 순수한 ‘팬심’으로 만든 회사다. 수익보다는 발행 자체가 목적인지라, 자본력이 충분한 출판사도 누적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발을 빼는 만화잡지 시장에서 틈틈이 판타지 소설 외주 아르바이트를 하며 계간 ‘보이즈 러브’ 잡지 <뷰티풀 라이프>를 4호까지 발행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새로 자라난 내 취향의 만화 한 그루’란 뜻의 <그루>가 튼튼히 뿌리 내려 더 자주 더 많은 양으로 찾아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한 권씩 사 보아요~.

김송은/만화전문지 <팝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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