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스카치 캔디에 정통 유럽 있다?

등록 2008-11-19 20:43

스카치 캔디. 롯데제과 제공
스카치 캔디. 롯데제과 제공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스카치 캔디[명사]1974년 처음 나온 사탕. 봉지에 스코틀랜드 킬트(치마 같은 전통의상)의 체크무늬와 백파이프를 부는 스코틀랜드 사나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 관련어: 오리엔탈리즘.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는 속담(?)이 한때 유행이었다. 그렇다면 스카치 캔디는 스코틀랜드식일까? 롯데제과 홍보실은 “당시 유럽의 캔디 제조 기술을 도입해 만들었다. 정통 유럽식 캔디였지만, 캔디 조리법이 스코틀랜드식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정통 유럽을 보여줄 상징을 찾다가 스코틀랜드 백파이프를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카치캔디라는 이름은 사실 스코틀랜드와 크게 상관이 없는 셈이다.

잠시 34년 전 사탕공장의 회의실을 상상해 본다. ㄱ실장이 입을 연다. “어이~ ㄴ팀장, ‘정통 유럽’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뭔가?” ㄴ팀장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어뜨린다. 갑자기 ㄴ팀장이 뭔가를 떠올린 듯 무릎을 친다. “실장님! 백파이프 어떻습니까?” 물론, 상상이다.

2003년 숨진 철학자 에드워드 사이드의 어법을 빌려 ‘옥시덴탈리즘’이라고 놀릴 소비자가 있을지 모른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서양인의 눈에 비친 가짜 동양의 이미지를 ‘오리엔탈리즘’이라고 일컬었다. 가령 ‘고요한 아침의 나라’와 같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다. 이 어법을 빌린다면, 동양인이 서양에 대해 가진 허상을 옥시덴탈리즘이라고 할 수 있을 게다. 그러나 비판이론의 잣대를 들이대기에 이 사탕의 작명법은 소박해 보인다. 게다가 30년 넘은 장수 제품이니, 작명의 계기야 어떻든 스코틀랜드에 “30년 정통의 스카치 캔디”라고 수출해 보면 어떨까?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