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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거시기 사전: 여성혐오

등록 2017-10-11 22:19수정 2017-10-17 18:09

[ESC] 거시기 사전

여성이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을 지우고 편집해 온 모든 과거와 현재를 이르는 말. 혐오라는 단어의 뜻에 집중한 나머지 ‘여성혐오’라는 비판을 듣고도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거나 ‘내가 여성인데 어떻게 여성을 혐오한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여성혐오는 여성을 단순하게 싫어한다는 감정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인 밑바닥에 깔려 있는 ‘문화’라고도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여성도 여성혐오적인 사고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여성을 순결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보거나 어머니의 희생을 노동으로 인정하기보다 숭고하다고 포장하거나 여성의 외모만을 부각하고 대상화하는 것도 여성혐오다.

성소수자 혐오가 성소수자를 증오하거나 싫어하는 감정만을 의미하지 않고,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거나 입을 막는 것과 성소수자를 신기하고 특이하게 바라보는 것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단어라는 것을 떠올려보면 조금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여성보다 자신이 더 전문적이라는 착각을 하고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는 일명 ‘맨스플레인’(man+explain)과 김치녀, 맘충 같은 직접적인 여성표현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것, 성폭력 피해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암담한 현실을 살펴보면 여성혐오가 결코 실체 없는 단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 살해 사건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대중이 여성혐오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으며 많은 여성들이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에 분노했다. 여성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을 때 ‘남성을 자극하지 말라’거나 ‘불만이 많아 보인다’며 입을 막는 행동도 여성혐오로 볼 수 있다.

은하선(섹스 칼럼니스트), 일러스트 백승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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