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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책, 인기 많을수록 잘 팔릴까

등록 2008-12-18 18:43수정 2008-12-19 09:39

연예인 책, 인기 많을수록 잘 팔릴까
연예인 책, 인기 많을수록 잘 팔릴까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현영·타블로 10만부 넘어 1·2위
호기심·이미지·콘셉트 맞아야

올해 특히 많이 나온 책이 바로 연예인들 책입니다. 연예인들이 책을 내는 것은 이미 친숙한 현상이지만 요즘 연예인 책들은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진 것이 특징입니다. 배우 배두나는 거의 사진집 전문작가처럼 연작으로 책을 내고 있고, 방송인 현영은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를, 일본에 진출한 개그우먼 조혜련은 어학교재 <조혜련의 박살 일본어>를 내놨습니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는 소설을, 션과 정혜영 부부는 <오늘 더 사랑해>를 펴냈습니다. 이 밖에 가수 이상은, 그룹 클래지콰이의 호란, 왕년의 인기배우 진유영씨까지 정말 여러 연예인들의 책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면 과연 얼마나 팔렸을까요?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연예인 책은 일단 현영의 재테크 책으로 보입니다. 15만부가 팔렸습니다. 타블로의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도 12만부라는 좋은 성적을 냈고, 션 정혜영 부부의 책도 9만부나 팔렸습니다. 책 100권이 나오면 한두 권 정도가 1만부를 넘기는 실정임을 고려하면 역시 연예인책들을 많이 기획하는 이유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연예인 책이라고 해서 꼭 잘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언급한 성공한 책들말고 엄정화나 박지윤 등의 책은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연예인 책이라고 무조건 팔리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그럼에도 연예인 책이 예전보다 다양화하는 것은 분명 흐름을 이루고 있습니다. 불황 때문에 안개 자욱한 출판계에서 연예인 필자를 앞세우는 책들이 그래도 시도해볼 만한 기획출판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것입니다.

연예인 책은 연예인의 평소 이미지와 책의 콘셉트, 대중의 호기심이 맞아떨어져야 제대로 효과가 납니다. <당신의 조각들>을 낸 출판사 달 이병률 대표는 “타블로가 갖고 있는 신비한 매력, 마이너한 감성과 대학시절 문예창작을 전공한 이력에 대한 팬들의 호기심을 소설집이 충족시켜 준다”고 말합니다. 방송에서 ‘재테크 잘하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구축해온 현영의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연예인 필자가 쓴 책들이 많이 나오고, 또 각광받는 이유는 스타에 대한 호기심만으론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가장 오래되고 보수적이면서 호흡이 긴 매체인 책이 영상 세대의 입맛에 맞게 변모한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도 연예인을 보는 시선이 변한 게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트렌드 세터’로서 연예인들이 지니는 ‘전문성’을 대중이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일본이나 서유럽처럼 연예인들의 극적인 삶이나 그들만의 전문성을 담은 책 출간 흐름이 앞으로도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뒤집어보면 대중매체가 만들어낸 연예인의 이미지에 대한 대중의 동의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타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준다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토크쇼 형식의 버라이어티 쇼가 연예인에 대한 호감도와 친근감을 높이고,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은 그들의 성취를 인정해주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것은 분명합니다.

10년 전 탤런트 서갑숙이 쓴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와 같은 에세이류들이 스크린에 가려진 연예인의 생각을 보여줬다면, 요즘 연예인 책은 소설, 학습서, 실용서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연예인의 이미지를 앞세웁니다. “성공한 연예인은 삶의 다른 부분에서도 두루 통하는 끼와 능력을 지녔을 거라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변화”라고 이권우 도서평론가는 분석합니다. 대중의 마음속을 좀더 들여다보면 각박한 경쟁사회 속에서 심화하는 소시민적 콤플렉스를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이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성공 비법이 스타들의 책 속에 녹아들어 있지는 않나, 기웃거리는 것이지요.

하지만 결국 어떤 책이든 늘 문제는 알맹이입니다. 일단 책을 집어든 독자는 필자의 이름이 지닌 후광은 걷어내고 꼼꼼하게 내용을 봅니다. 설익은 책이라고 판단되면 독자들은 냉정하게 등을 돌릴 수 있습니다. ‘연예인’ 필자가 쓴 책 역시 한 권의 ‘책’으로서 평가받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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