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을 잡으러 가자! 17일 현대를 꺾고 한국시리즈행을 확정지은 한화 선수들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송진우-문동환-구대성 ‘특급투’ 승리 합작
17일 포스트시즌 7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한 대전구장에 ‘붉은 축제’가 열렸다. 때로는 붉은색 파도가 출렁였고, 때로는 라이터 불빛이 관중석을 수놓았다. 경기 시작 1시간여 전에 관중석을 꽉 채운 한화 팬들은 손에 손에 빨간 막대풍선을 들고 신명나게 두드렸다. 3루쪽 중간에 자리잡은 현대 응원석은 ‘붉은 바다’에 떠있는 ‘하얀 섬’이었다.
한화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송진우-문동환-구대성의 ‘특급계투’와 1회말 터진 김태균의 3점홈런에 힘입어 현대를 4-0으로 꺾었다. 1패 뒤 3연승을 거둔 한화는 21일부터 삼성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를 펼친다. 7년 만의 정상도전. 한화는 지난해 에스케이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리 이후 대전구장 포스트시즌 5연승으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경기 전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를 거머쥐며 포스트시즌 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친 고동진과, 현대 선발 마이클 캘러웨이에게 올 시즌 강했던(9타수 4안타·0.444) 루 클리어를 놓고 고민했다. 둘을 동시에 선발로 내보낼 경우 수비는 물론, 타순도 흔들어야했기 때문이다. 고심 끝에 김 감독은 냉정한 선택을 했다. 고동진을 1번, 클리어를 2번에 ‘전진배치’한 것이다.
‘축제’는 1회부터 시작됐다. 고동진과 클리어가 연속안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4번 김태균은 캘러웨이의 몸쪽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쳐 11짜리 좌월 3점홈런을 날렸다. 한화는 정규리그 홈런 1위팀(110개)답게 플레이오프 3경기 승리를 모두 홈런으로 이끌었다. 한화는 2회에도 1사 2루에서 김민재가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캘러웨이를 일찌감치 끌어내렸다.
현대는 좌완 선발 송진우를 공략하려고 좌타자 전준호와 래리 서튼을 선발에서 뺐다. 대신 무려 8명의 오른손 타자를 타석에 세웠다. 그러나 송진우는 노련했다.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칼날 제구력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2회 1사 만루, 4회 무사 1루에선 병살타를 유도하며 상대의 맥을 끊었다. 송진우는 5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40살8개월1일) 승리투수가 됐다. 문동환과 구대성은 6회부터 4이닝을 1안타만 내주며 완벽히 틀어막았다.
반면, 현대는 5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안간힘을 썼지만 방망이는 한화의 높은 마운드를 상대로 5안타만 날렸다. 한편, 한화 클리어는 5회 타석에서 김수경의 공에 헬멧이 벗겨지면서 뒷통수를 맞고 병원으로 실려갔다.
대전/김동훈 박현철 기자 cano@hani.co.kr
삼성-한화 한국시리즈 경기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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