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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것 시도하는” 클린스만, 한국선 무엇을 혁신할까

등록 2023-03-15 16:08수정 2023-03-16 02:36

[마쿠스 한의 분데스리가 리포트]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사람?

위르겐 클린스만(59)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결정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독일 내 축구팬들에게 그의 대표적인 축구철학은 “모든 선수를 매일 조금씩 더 발전시키고 싶다”라는 말로 각인돼 있다.

그가 독일(2004~2006)과 미국 대표팀(2011~2016)을 맡았을 때 일부 부정적인 평가가 있었다. 독일에서는 미식축구팀에 특화된 체력적인 훈련 방법을 강조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미국 대표팀에서는 거꾸로 독일식 축구의 지루함을 결합하려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일면적이다. 왜냐하면 그는 늘 새로운 방법이 있으면 그것을 추구하는데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가 소속한 협회나 구단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방향을 채택했다.

처음에는 의구심도 샀지만 나중에 많은 것이 확립됐다. 독일 대표팀 감독 시절 유럽에 낯설었던 미국의 피지컬 훈련 프로그램을 가져오고, 유연성과 균형감, 스피드를 향상하기 위한 방법을 시도한 것은 대표적이다.

독일 대표팀 선수였던 필리프 람이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입장에서는 체력의 기본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팀워크만을 원하는 지도자가 아니다. 선수뿐 아니라 코치진, 협회 직원, 심지어 버스 기사나 청소부까지 하나의 팀을 이루기를 원하는 감독이다. 필요하다면 훈련장에 선수 휴게실이나 학습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2006 독일월드컵은 ‘여름 동화’라고 불리는데, 축구를 통해 독일의 이미지를 많이 바꿔 놓은 이가 클린스만 감독이다. 그는 팬과 함께하기를 원했고, 협회와도 원활한 소통을 해냈다. 세계인들은 독일을 떠올릴 때 나치 시대의 역사나 웃기 위해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완고한 독일인을 생각했다.

하지만 2006년 독일월드컵은 많은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원래는 독일과 거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진 진심과 친절함이 월드컵 기간 전 세계에서 온 방문객들에게 전달됐다. 거리에서는 즐거움이 넘쳤고, 독일 또한 3위의 성적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는데, 이런 변화에는 분명 클린스만 감독의 역할도 있었다.

그가 일하는 방식이 디테일하고 혁신적인 만큼 자신과 환경에 대한 요구가 많다. 하지만 이는 한국 축구가 활용할 자산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15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2023 KFA 지도자 콘퍼런스’에 참가했고, 2022 카타르월드컵 기술연구그룹의 일원으로 대회를 지켜본 소감도 발표했다. 이는 대표팀에만 집중한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과도 다른 행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코치진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코치진의 얘기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스만 감독은 마이클 뮐러 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말처럼, 대표팀의 득점력 향상 등 최고 단계의 팀 전력 강화뿐 아니라 풀뿌리 기초부터 축구의 구조를 만드는데 헌신할 수 있는 감독이다.

협회의 전임 지도자들을 만나고, K리그 감독들과 교류하면서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만들어낼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험과 열정이 있고, 협회도 이 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대표팀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12살 이하(U-12)팀에서 평균 1개의 슈팅만 더 나오더라도 한국 축구는 달라질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전부터 한국에서는 비평가들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 하지만 축구는 전술이 전부가 아니다. 비평가들의 말이 맞는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이나 미국 대표팀 사령탑 직에 어떻게 올랐을까.

이제 한국 축구는 단기적인 성공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정체상태에 머무르는 것은 후퇴를 의미한다. 발전하려면 뭔가를 시도라도 해야 한다.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다. 구조를 생각하기에 협회와 함께 한국 축구 전체를 도울 수 있다.

우선 3월 평가전에서 이기고, 내년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다만 자신을 증명할 수 있도록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공정한 기회는 주어야 한다.

축구평론가 mhan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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