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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강통신] 1600만인구중 선수만 126만명인 나라?’

등록 2006-06-12 15:48수정 2006-06-13 11:07

12일 새벽 벌어진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C조 네덜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마크 반 보멀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알베르트 나지를 등지고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고 있다.(AP=연합)
12일 새벽 벌어진 2006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C조 네덜란드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마크 반 보멀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알베르트 나지를 등지고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고 있다.(AP=연합)
오태규 선임기자

‘하멜의 나라’에서 ‘히딩크와, 아드보카트’의 나라로!

네덜란드는 언제부터인지 매우 가까운 나라가 됐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에서 한국팀을 이끌고 4강신화를 이뤄낸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히딩크 감독의 고향이 한때 네덜란드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경유지가 될 정도였으니까요.

히딩크→본 프레레→딕 아드보카트 3대에 걸쳐 한국 축구를 한수 지도하고 있는 네덜란드를 10일 찾아갔습니다. 과연 그들도 우리처럼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지, 그들의 축구 열기는 어떤지가 궁금했습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이체(ICE)를 타고 3시간 정도를 달리자, 금세 네덜란드의 행정수도 헤이그(덴 하그)가 나타났습니다. 부산에서 전주 가기보다도 쉽다니, ‘유럽은 한 나라’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인지라 매우 혼잡할 것으로 짐작했지만, 거리에서 사람 구경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우선 네덜란드는 경상남·북도 정도의 크게에 1600만명이 살지만, 전 국토가 평원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당히 넓습니다.

둘째는 월드컵의 개막과 관련이 있습니다. 공식으로 등록된 축구선수만 126만명(한국 52만명)이나 될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는 이 나라 사람들이 텔레비전을 보느라 바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식당 주인은 “월드컵 기간 동안에는 파리를 날릴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거리와 상점에는 네덜란드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이자, 이 나라의 색깔인 오렌지색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거리를 오렌지색 깃발로 장식하고, 상점들은 응원복으로 쓸 오렌지색 옷을 수북히 쌓아놓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역설적인 것은 네덜란드에는 오렌지가 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왜 오렌지색이 국가의 색이 됐을까요. 16세기 말 스페인 등 구교국으로부터 독립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국부로 추앙받고 있는 윌리엄 오렌지공을 기리기 위해 오렌지 피버가 생겼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한국 축구에 매우 호의적이었습니다. 기차에서 만난 한 노인은 “여기서 뛰었던 팍(박지성)과 리(이영표)를 잘 안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2차 라운드에는 무난히 올라갈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습니다. 한 청년도 “이번 월드컵에 네덜란드 감독이 4명(네덜란드, 한국, 호주, 트리니다드 토바고)이나 된다”면서 “한국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한국 음식점 주인은 “히딩크 때문에 일부층에 한국과 한국축구가 알려졌지만, 아직 대중 차원까지 침투하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아드보카트가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내면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렌지색이 좀 더 진해지면 빨간색이 되고, 빨간색이 좀 바라면 오렌지색이 됩니다. 기차를 타고 독일로 되돌아오면서 빨간색과 오렌지색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헤이그에서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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