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우(10번)가 5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 피지와의 경기에서 감각적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사우바도르/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류승우의 해트트릭 등 피지와의 경기 대승은 한국 축구사에 갖가지 기록을 안겼다.
류승우(레버쿠젠)는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피지와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8-0 대승을 거들었다. 비록 피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7위의 약체이기는 하지만, 류승우의 해트트릭은 올림픽 본선 축구 역사상 한국팀 최초의 기록이다. 또 8골차 승리는 피파 주관 세계대회에서 처음이다. 기존에는 2010년 여자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이 스위스를 4-0, 4골 차로 이긴 바 있다. 한 경기 8골은 피파 주관 세계대회에서 거둔 최다골이기도 하다. 피지전 후반 17분과 18분 권창훈(수원 삼성)이 연속골을 넣었고, 이어 류승우가 추가골을 넣었는데, 1분 45초 사이에 3골을 몰아넣은 것은 남녀 통틀어 각급 대표팀 국제경기에서 기록이다.
류승우는 레버쿠젠 소속이지만, 지난 시즌 2부리그 빌레펠트에 임대되는 등 워낙 쟁쟁한 스타들이 많은 소속팀에서는 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 출전 때도 소속팀은 흔쾌히 류승우의 합류를 허락했고, 류승우는 일찍이 한국에 들어와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홀로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좁은 지역에서 상대를 허물어 뜨릴 수 있는 발재간과 재치로 피지전 대승의 주춧돌을 놓았다. 류승우는 해트트릭 뿐 아니라 피지전에서 두 차례 페널티킥을 유도해냈고, 권창훈 등의 골을 도왔다. 8개의 슈팅 가운데 6개를 골문 안으로 넣는 등 펄펄 날았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몸 상태가 워낙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류승우는 “해트트릭을 한 것보다 팀이 대량득점에 성공하고 본선에서 첫 단추를 잘 꿰서 기분이 좋다. 내가 잘해서 골을 넣었다기 보단 동료들이 좋은 패스를 해줬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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