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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인간과동물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나요?

등록 2017-11-23 09:00수정 2017-11-24 16:55

[애니멀피플] 마승애의 동물학교
25년째 화가 풀리지 않는 침팬지 ‘모모’부터
식탐 많은 욕심꾸러기 사랑새 ‘메리’까지
판다 두 마리가 기분이 좋은 듯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판다 두 마리가 기분이 좋은 듯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다. 위키미디어커먼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나요? 예로부터 이에 대한 생각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40여 년 동안 동물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 이제는 많은 과학자들이 동물에게 확실히 감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감정이란 무엇일까요? 행동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행동의 조절과 통제에 도움이 되는 심리적 현상’ 즉, 우리를 과장해서 행동하게 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의 감정은 흔히 ‘희노애락애오욕’ 칠정으로 나누어 설명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동물에게도 이러한 감정이 있을까요?

아래의 이야기들은 제가 20여 년 간 동물들과 지내오면서 듣고 본, 실제 경험입니다. 경험담을 전한 이들과 장소는 가명 처리했습니다.

기쁠 희(喜) : 동물원 사육사 김성실씨는 호랑이를 돌봅니다. 매일 아침 제일먼저 그는 호랑이들이 밤사이 잘 잤는지 확인합니다. 아침에 만난 그를 보고 호랑이들은 “푸쉬~ 푸쉬~” 소리를 내며 콧김으로 반가움의 인사를 합니다. ‘푸쉬~ 푸쉬~’는 호랑이의 행동언어로서 반갑거나 친근한 가족에 대한 인사입니다. 김성실씨도 호랑이에게 “푸쉬~푸쉬~”하며 기쁘게 인사를 받아줍니다.

성낼 노(怒) : 이민국 교수는 25년 전에 수의사로 근무했던 초록동물원에 오랜만에 찾아갔습니다. 자주 아파서 고생하던 침팬지 ‘모모’가 생각나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모모는 그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침 세례를 했습니다. 20여년 전 아픈 주사를 자주 놓았던 그를 기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민국 교수가 모모의 집을 나올 때까지 침팬지는 소리를 마구 지르며 그를 쫓아냈습니다.

슬퍼할 애(哀) : ‘릴라’는 우리나라에 단 한 마리 있는 암컷 고릴라입니다. 릴라는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나이 들고 허약한 남편 ‘리롱’이의 먹이까지 항상 빼앗아 먹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0년 이상 함께 살아오던 남편 리롱이가 죽었습니다. 릴라는 생전 처음 먹이를 거부했습니다. 몇 개월동안 먹는둥마는둥 하던 릴라는 몸이 심하게 허약해졌습니다. 걱정된 동물원 식구들이 건강검진을 한 결과 신체적 이상은 전혀 없었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즐거울 락(樂) : ‘오렌지’는 1살의 영리한 오랑우탄입니다. 평소에도 인지 테스트 퍼즐을 너무 쉽게 풀어서 사육사들을 놀라게 하곤 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보온을 위해 내실에 히터를 넣어주었습니다. 오렌지는 바닥 깔개용으로 있던 지푸라기를 몇 올 잡아 잘 다듬었습니다. 그리고는 지푸라기를 히터의 안전철망을 통과 시켜 집어넣었습니다. 지푸라기에는 곧 불이 붙었습니다. 오렌지는 잠시 바라보다가 생일케이크의 촛불을 끄듯이 불을 ‘후~’하고 불어서 껐습니다. 잠시 후 꺼진 심지를 입안에 넣고는 혀로 음미하면서 ‘음~’ 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오렌지는 이 불놀이를 여러 번 반복해서 즐겨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발견한 사육사는 사고 예방을 위해 히터의 위치를 옮기긴 했습니다.

사랑할 애(愛) : 고라니 ‘고돌이’는 1달 령에 구조센터에 들어와 인공 포유로 키워 자란 청년 고라니입니다. 고돌이는 여느 고라니답게 예민하고 겁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들을 보면 풀숲에 숨어서 절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공 포유를 해준 재활사 오사랑씨가 가면 달려 나와서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닙니다. 오사랑씨가 맛있는 야채 먹이를 준 후에도 방사장 청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따라다니며 머리를 부비곤 했습니다.

싫어할 오(惡) : ‘복순이’는 13살 난 개입니다. 복순이는 5~6개월 때 누군가에 의해 다리가 부러져서 동물병원에 버려졌습니다. 동물병원에서 극진히 치료해주었으나 복순이는 남자 어른을 매우 싫어합니다. 특히 손을 싫어합니다. 13살이 된 지금도 ‘어른 손이 만지려고 다가오면 극도로 놀라며 움츠려듭니다. 공격적으로 변할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어른의 손에 의해 다친 트라우마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라는 욕(欲) : 암컷 사랑새 ‘메리’는 과일 특식을 주면 제일 먼저 날아옵니다. 다른 사랑새 ‘스카이’와 ‘화이트’에게도 골고루 나누어주려고 다른 쪽에도 과일을 걸어주면, 그 쪽으로 쫓아가서 다른 새들이 못 먹게 하고는 자기가 욕심내어 먹습니다. 다른 새들이 이동하면 또 杆아내고 결국 스카이와 화이트가 화나서 부리로 머리를 쪼아야만 한 쪽의 과일을 잡고 먹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개에게 머리를 부비며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 한 마리가 개에게 머리를 부비며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는 동물의 감정에 관해 이런 말을 했죠. “동물들과 의미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삶을 공유한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들에게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그리고 동물학자 제인구달은 동물이 감정을 가진 동물임을 인정하자며 이렇게 얘기했고요. “우리 인간만이 고통과 괴로움을 경험하는 유일한 동물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이런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오늘날 수많은 동물들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대우받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동물의 감정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고요? 그렇다면 마크 베코프의 ‘동물의 감정’과 김진석의 ‘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권해드립니다.

마승애 동물행복연구소 공존 대표

다양한 동물들이 행복한 듯한 감정을 표현하며 사람과 포옹하고 있다. GaryTV.com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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