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엘시티 추락사고는 아파트 외벽 연결장치 문제”

안전작업틀 연결장치 문제로 추락 개연성
부실시공 또는 제품 결함 등 다각도 조사

4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차 정밀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자 4명이 숨진 부산 엘시티 아파트 공사현장 추락사고는 안전작업틀 연결장치에 문제가 생겨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연결장치 부실시공, 장치 자체 결함 여부 등 여러 측면에서 조사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5일 “지난 3~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현장 감식을 진행한 결과, 아파트 외벽에 설치한 연결장치와 결합해 고정하는 장치 4개 모두가 연결장치 일부분과 함께 땅에 떨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아파트 외벽 연결장치 구멍 4곳에는 장치의 나머지 부분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상자 모양의 안전작업틀(길이 4.4m, 높이 10m, 폭 1.2m)은 건물 외벽 각층에 매립된 연결장치 4개에 결합장치를 이용해 고정하는데, 아파트 외벽 쪽 연결장치의 문제로 안전작업틀이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은 아파트 외벽 연결장치 매립 과정에서의 부실시공 여부와 연결장치 자체 결함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시공사 쪽이 아파트 건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다른 작업과 겹치지 않으려고 마음대로 연결장치 시공 지점을 조정했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경찰은 공사현장 관계자한테서 “아파트 외벽 마감 작업 전 연결장치를 설치해야 하는데, 건물 콘크리트가 굳고 난 다음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 장치를 심은 경우도 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또 연결장치의 길이가 서로 다른 것도 있어 시방서(재료의 종류·품질·시공방법 등을 기록한 공사 설명서)에 나온 제품과 시공한 제품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안전작업틀 안에 있는 유압기 불량 및 조작 실수, 다른 장치 결함 등도 살펴보고 있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추정 추락 요인과 관련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작업 일지와 도면 분석 결과, 국과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명확한 추락 원인을 밝히겠다. 작업 현장 안전 관리 소홀 여부와 하청업체 관련 적격성 여부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아파트 공사현장 55층에서 안전작업틀이 떨어져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 앞 6만5934㎡의 터에 짓는 101층짜리 주거형 호텔 1채, 85층짜리 아파트 2채의 초고층 복합단지로, 2019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김영동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