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데뷔작 <나인폭스 갬빗> 시리즈로, 에스에프(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 후보에 한국계 최초로 3회 연속 올랐던 미국 작가 이윤하의 신작. 일제강점기가 배경으로 제국을 위해 일하다 독립운동에 뛰어든 주인공과 연인인 검투사, 친구인 구미호 등이 주인공이다.
조호근 옮김 l 허블 l 1만6000원.
■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초기 작품을 선별했다.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2010년 실은 ‘완전한 행복’부터 미발표작 ‘비 오는 날’까지. “오래되고 단단히 (고정관념에) 갇힌 이야기”라는 작가의 고백은 야만의 시대에 대한 증언이다.
퍼플레인 l 1만7000원.
■ 무어의 마지막 한숨
살만 루슈디가 1988년 <악마의 시> 발표 후 파트와(처단 법령)를 선고받고 은둔하길 6년여, 그리고 내놓은 첫 장편. 일반인보다 두 배 빨리 늙는 혼혈인 무어가 죽음을 앞두고 회고하는 가족 몰락사는 곧 인도의 근현대사다. 1996년 번역서(당시 <한겨레> 서평) 이후 다시 번역출간.
김진준 옮김 l 문학동네 l 2만1000원.
■ 안네의 일기
“내 소망은 죽어서도 영원히 사는 것”이라던 소녀의 바람은 이 한 권으로 이뤄졌다. 1942~4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한 다락에서 숨어 지내다 결국 붙잡혀 나치 수용소에서 숨진 안네를 만나는 듯, 그래픽 노블로 펼쳐냈다.
아리 폴만 각색, 데이비드 폴론스키 그림, 박미경 옮김 l 흐름출판 l 1만9800원.
■ 극락조를 기다리며
1993년 등단한 허창무 시인이 25년 만에 낸 시집. 숲생태 해설가답게 자연에 대한 나직한 관조가 주를 이루나, 노시인이 정치사회에 대한 침음을 참을 수 없는 현실 또한 버젓해 보인다. ‘설국’ ‘가슴으로 파고드는 길’과 ‘괴물 정치인’ ‘총회의 갈등’ 사이는 아득하다.
서정시학 l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