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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름 없는 ‘동학 농민’의 삶과 역사

등록 2010-05-02 17:33수정 2010-05-03 15:40

<우리들의 작은 신>
<우리들의 작은 신>
[어린이날 특집] 책과 어린이|청소년 책
이름 없는 사람들의 역사, 민초들의 삶과 농민운동




<우리들의 작은 신>

『우리들의 작은 신』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의 거센 물결 속에서, 어느 작은 고을에서 일어난 농민항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시선 또한 오롯이 어린 무당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반봉건, 반외세’를 내세운 농민봉기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살피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힘없는 나라를 둘러싼 정세는 심상치 않고, 농민들은 뼈 빠지게 일하고도 배를 곯기 일쑤며, 관리들은 제 잇속 채우기에 바쁘다. 여기에 유난히 악독한 군수가 폭정을 일삼자, 더 이상 참기 힘들어진 농민들이 동학을 중심으로 뭉쳐 새 하늘을 열기 위해 떨쳐 일어난다. 거기에는 눈물겹고 가슴 아픈 사연이 얼마나 많이 있었을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역사가 큰 이야기에 주목할 때, 문학은 작고 연약한 목숨들을 기억한다. 백 년도 더 넘은 옛날, 이 땅에는 슬픈 사람들이 있었다…… 수없이 뿌려진 피와 눈물, 허공으로 퍼져간 탄식과 비명. 그러나 그저 눈물과 탄식을 상기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역사의 이름을 빌려 사람의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예정된 수순대로 농민 봉기는 일본군과 관군에 의해 진압당하고 많은 사람들이 처절하게 죽임을 당한다. 마루를 비롯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은 다음, 눈 먼 어머니와 단둘이 남겨진 연화. 연화는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진혼굿을 하고, 오랜만에 찾은 장터에서 부모를 잃고 버려진 남매 아이를 데려온다. 장터에서 구걸을 하면서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아이들, 이 아이들이야말로 역사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힘이고 희망일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작은 신』을 읽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가 아니라 아름다운 삶의 원칙일 것이다.

하은경 지음/바람의 아이들·9000원.

도서출판 바람의 아이들 남경미 편집자 windchild04@hanmail.net


〈우리들의 작은 신〉도서 정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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