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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웹툰 ‘마술사’, 대작 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

등록 2014-11-28 19:19수정 2015-10-23 18:10

웹툰 ‘마술사’
웹툰 ‘마술사’
[토요판] 위근우의 웹툰 내비게이터
<마술사>의 김세레
요즘 제법 스케일이 크고 작화 실력이 좋은 웹툰 신작이 나올 때마다 이런 댓글이 달린다. ‘어디서 대작 나무 타는 냄새 안 나요?’라고. 만화가 원현재, 스토리작가 전진석이 숨은 웹툰 명작을 추천하는 팟캐스트 프로그램 제목도 <대작스멜>이다. 유독 웹툰 기대작에 대해 ‘수작’이나 ‘명작’이 아닌 ‘대작’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건 흥미로운 일인데, 정작 수많은 수작과 명작에도 불구하고 웹툰에서 진정 대작으로 불릴 만한 작품은 적다는 게 솔직한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3부를 시작한 김세레 작가의 <마술사>만큼은 세계관에서도, 이야기의 스케일에서도, 지금까지 쌓인 분량에서도 대작이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작품이다.

2007년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마술사>는 네이버 웹툰 안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들 만큼 오래된 작품이다. 당대의 마도사 에더마스크에게 도전한 것을 계기로 소녀 이레미와 그의 친구 엔즈가 에더마스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 이야기는 시간이 흘러 칸테라 대륙의 패권과 운명에 대한 것으로까지 확장됐다. 물론 장기 연재를 통해 이야기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건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소년만화의 전설인 <드래곤볼>, <원피스> 등이 그러했고, 웹툰에서도 처음에 개그물이었던 <히어로메이커>가 2부에서부터 영웅들의 전쟁을 그려낸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작품이 오랜 연재 중에 스토리의 변곡점을 거쳤다면, <마술사>는 수백 년 동안 불사의 비밀을 찾아 헤맨 에더마스크의 여정을 세로축에, 그가 불사의 비밀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배경을 가로축에 놓고 처음부터 굵직하게 이야기를 끌고 왔다. 여정이 이어질수록 그들의 발길이 닿은 범위도 넓어지고, 각각의 사건마다 에더마스크의 과거가 조금씩 밝혀지며 숨은 세계관 역시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즉 작은 이야기가 커져간다기보다는 원래 크지만 많은 부분이 암흑에 가려졌던 이야기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것에 가깝다.

늙지 않는 에더마스크의 시간에 또 다른 주인공인 이레미와 엔즈가 끼어드는 건 그래서 중요하다. 방대하게 짜인 설정과 세계관을 드러내는 데만 집중하다 보면 자칫 이야기가 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 <마술사>는 이레미와 엔즈가 에더마스크와의 여정 중에 강력한 마법사와 검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그려내며 소위 ‘에스컬레이션’이라 불리는 소년만화의 계단식 서사의 역동성까지 확보한다.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물론 이러한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마술사>가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너무 큰 스케일 때문에 다른 인기 웹툰에 비해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도 종종 받으며, 너무 많은 복선들이 회수되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작이란 말에 이보다 어울리는 작품을 아직은 찾지 못하겠다. 이 작품이 현재진행형으로 연재될 동안에는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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