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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비디오예술의 ‘바벨탑’ 천국에 닿다

등록 2006-01-30 18:31수정 2006-01-30 23:08

백남준씨 임종 아내만 지켜
타계 직전까지 ‘마지막 작품’ 몰두
“한국에 묻히고 싶다”
미디어 영상을 첨단 현대미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거장 백남준씨의 안타까운 별세 소식은 설 연휴 마지막날 갑작스럽게 국내에 전해졌다. 백씨의 임종은 가족 가운데 아내 구보타 시게코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1990년대 이래 해마다 겨울 추위를 피해 11월께부터 마이애미의 거처인 아파트에 머물다 4~5월께 뉴욕의 자택으로 되돌아가는 생활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마이애미 집에서는 보통 외부 인사들을 만나지 않고 부인 등 일부 가족들만 같이 지내는 편이었다고 한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백남준스튜디오’ 등에서는 젊은 작가들과 만나 대화를 즐기기도 했으나 사생활에 대해선 말을 아꼈으며, 국내 미술계 관계자들과는 최근 들어 거의 만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 주변의 지인들은 그가 타계 직전까지도 ‘마지막 작품’에 몰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뉴욕의 현지 미술계 인사인 문인희씨는 “선생님은 최근까지도 늘 드로잉을 하시면서 마지막 비디오 아트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마지막 작품이 아직 구상 단계였는지, 완성 단계였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다익선>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다다익선>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백씨의 유해는 한국시각으로 31일께 뉴욕 매디슨 애비뉴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장례를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화장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또 국내 문화계에서는 장지가 한국이 될 수도 있다는 말들이 조심스럽게 오가고 있다. 고인과 몇해 전 대화를 나눴다는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고인이 ‘나는 서울 창신동에서 성장했고, 정릉에서 피아노 등의 음악을 배웠다. 한국 땅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백남준미술관 건립을 추진 중인 이종선 경기도박물관장도 “백씨는 평소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기도 용인에 건립 중인 백남준미술관과 그의 안식처가 함께 있게 된다면 이 지역은 미디어 아트의 중심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문화재단은 2001년부터 지상 2층, 연면적 1645평의 백남준미술관 건립을 내년 중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67억원을 들여 백씨의 레이저 작품, 비디오 아트 작품 등 60여점을 구입해 보관 중이다. 경기문화재단의 송태호 대표이사는 “미술관 건립 문제는 백씨의 조카인 하쿠다 겐이 운영하는 뉴욕의 백남준스튜디오와 상의해온 만큼 미술관 건립은 백씨의 사망과 관계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31일께 현지를 방문해 조문한 뒤 백씨의 유택을 미술관에 모시는 문제 등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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