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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만화계의 김병욱’ 이번엔 어떤 웃음 줄까

등록 2013-09-06 19:29수정 2013-09-08 14:58

국민적 미남인 <바나나걸>의 미스터 바나나. 아주머니 팬들 덕에 그의 장사는 5분이면 끝난다. 웹툰 갈무리
국민적 미남인 <바나나걸>의 미스터 바나나. 아주머니 팬들 덕에 그의 장사는 5분이면 끝난다. 웹툰 갈무리
[토요판] 위근우의 웹툰 내비게이터
개그 만화가 김진태 작가
만화계의 김병욱 감독. 개그 만화가 김진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수식은 없을 것 같다. 코믹 마스터라 불릴 만큼 개그 만화에 있어 압도적 경력을 쌓아서만은 아니다.(물론 중요한 이유다.) 부터 압도적 걸작 <순풍 산부인과>, 그리고 동시대의 <하이킥> 시리즈에 이어 신작 <감자별 2013 QR3> 방영을 앞둔 김병욱 감독처럼 <대한민국 황대장>, <굿모닝 보스>, <시민쾌걸> 등을 거쳐 웹툰에서도 여전히 흥미로운 개그 만화를 꾸준히 연재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이것 역시 중요한 이유다.) 그의 만화는 우연하고 산발적인 사건들로 웃음을 주기보다는 캐릭터를 명확하게 만든 뒤 그들에게 다양한 상황을 부여해 웃음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잘 만든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연상케 한다.

“캐릭터의 사연을 풍부하게 만들어놓으면 나중에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된다”는 작가 본인의 말처럼 그의 캐릭터들은 웃긴 에피소드에 휩쓸리기보다는 스스로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낸다. 모 스포츠신문에 연재되며 대중적 인기를 모았던 <시민쾌걸>의 주인공이자 평범한 소시민 정의봉은 중년 남성의 로망을 위해 조로 연맹에서 인정하는 한국 공식 조로가 되어 대한민국까진 아니고 동네의 정의를 지키고, 네이버에서 연재됐던 <바나나걸>의 미스터 바나나는 국민적 미남 수준의 외모로 트럭을 몰며 과일 장사를 한다. 개성이 뚜렷한 인물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 마주쳤을 때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황당하고 웃기되 적어도 작품 안에서는 개연성을 확보한다. 험악한 인상을 지녔지만 섬세한 성격인 조폭 황가두가 정작 본인의 외모에 콤플렉스를 느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상황의 아이러니는 그 자체로 무궁무진한 에피소드의 샘물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은 지상 최악의 범죄자들이 회사에 입사해 갱생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최고의 캐릭터 쇼 <와일드 와일드 워커스>를 비롯해 현재 연재 중인 <영웅열공전>까지 그대로 이어진다.

출판 만화 시절부터 쌓아온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웹툰 작가라는 타이틀로 소개하려는 건 그래서다. 그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삼은 개그 코너 ‘대한민국 황대장’이 <에스비에스>의 <웃으며 삽시다>에 방영된 게 18년 전이다. 그럼에도 이 개그 만화의 대가는 스포츠 신문과 몇 개 웹 지면을 거쳐 포털 중심의 웹툰 시스템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로 동시대적인 웃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과거 출판 만화 시절에 연재했던 <굿모닝 보스>를 모바일 버전의 ‘스마트툰’으로 새롭게 리메이크하며 “자칫 나만의 세계에만 갇힐 수도 있었는데 새롭게 변화된 환경에서 작품을 하니 나도 전에 비해 좀더 젊어지려 하는 게 있다”는 그의 말은 그래서 반갑고도 고맙다. 지금 김병욱 감독을 보며 그러하듯, 신작 복귀 소식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수 있는 창작자를 동시대에 두고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이지 않을까. 기다림의 대가가 웃음이라면 더더욱.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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