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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5년만의 ‘떡밥’ 회수, 그 지구력에 감사!

등록 2013-12-20 19:39수정 2015-10-23 18:45

<키드갱 시즌2>의 한 장면. 드디어 주요 캐릭터 ‘술홍’이 나타났다. 웹툰 갈무리
<키드갱 시즌2>의 한 장면. 드디어 주요 캐릭터 ‘술홍’이 나타났다. 웹툰 갈무리
[토요판] 위근우의 웹툰 내비게이터
<키드갱>, <서울협객전>의 신영우 작가
얼마 전 네이버 웹툰 연재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송년회인 ‘웹투니스트 데이’가 열렸다. 주최측은 다양한 부문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했는데, 이날 ‘15년 숙성 위스키상’을 수상한 작가가 12월 들어 이 코너에서 시작한 나홀로 연말 웹툰 시상식의 세 번째 주인공이다. 바로 ‘올해의 향수’ 부문의 <키드갱 시즌2> 신영우 작가다. 물론 신영우 작가가 출판 시절의 완결되지 않은 명작인 <키드갱>을 웹툰 플랫폼에 이어서 연재한 건 지난해부터지만, 가장 최근 연재 분량에 이르러서야 원작 최대의 떡밥이던 ‘술홍’(술 마시면 무서워지는 홍구) 캐릭터를 공개하며 원작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해주었다. 그리고 이건, 보기보다 많은 맥락을 내포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을 통해 드라마화되기도 했던 <키드갱>이나 코미디와 비정한 무협 액션이 결합했던 <서울협객전> 같은 작품에서 신영우 작가가 어떻게 수준 높은 정통 개그 극화를 만들어냈는지 톺아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올해의 향수’라는 부문의 시상을 통해 말하고 싶은 건 좀 다른 부분이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었다 하더라도 그가 웹툰 플랫폼을 통해 연재 재개를 하지 않았더라면 ‘술홍’처럼 강력한 떡밥을 회수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독자들에게 완결에 대한 기대감을 주지도 못했을 것이다. 개그 만화 작가로서 그의 탁월한 재능 이상으로, 완결을 지으려는 책임감과 지구력에 높은 점수를 주는 건 그래서다.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사실 과거 출판 만화의 중흥기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히트 소년만화들 중 모두가 납득할 만한 제대로 된 완결을 짓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대본소 만화에서 유행하던 무협 장르를 소년만화의 화법으로 풀어내며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졌던 <협객 붉은매>는 온갖 복선만 깔아놓고 커져가는 이야기를 제어하지 못하며 연재 중단이 되었고, 한국 판타지 만화의 새로운 영역을 열었던 <소마신화전기> 역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결말을 내고야 말았다. 인기 있는 작품이면 무리해서라도 연재를 늘리는 출판 시스템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경향 속에서 90년대 출판 만화의 중흥기는 생각만큼 단단한 유산을 남기지 못했다.

15년째 연재 중인 <키드갱>이 웹툰으로 완결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며 신영우 작가의 성실성과 웹툰이라는 플랫폼의 통사적 가치에 새삼 흐뭇해지는 건 그래서다. 모든 창작물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연재를 기반으로 한 작품에 있어 완결이란 독자와의 가장 큰 약속과도 같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선 작가와 플랫폼 모두가 굳건해야 한다. 이번 시상은 이 중요한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그런 작가와 플랫폼이 있다는 걸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정말 반갑다, ‘술홍’.

위근우 매거진 <아이즈> 취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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