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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상생경영의힘] 경영·기술 혁신 끌어주고 밀어주고

등록 2006-03-29 18:03수정 2006-03-29 18:10

삼성 에스디아이(위)와 에스티엑스(아래)는 협력업체와 손을 맞잡고 기술과 경영 혁신을 이뤄냈다.
삼성 에스디아이(위)와 에스티엑스(아래)는 협력업체와 손을 맞잡고 기술과 경영 혁신을 이뤄냈다.
대기업 노하우 중소기업에 전수
손 맞잡고 생산성 높이는 성과도

기술과 경영은 기업을 움직이는 두 개의 수레바퀴와 같은 존재다. 만약 대기업이 갖고 있는 첨단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들에 전수해 활용하게 한다면? 아마 놀라운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실제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기술과 경영 혁신을 이끌어낸 사례는 적지 않다.

경남 진주의 ㈜나노는 외국산 제품이 판을 치던 ‘배연탈질 촉매’ 시장에 국산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배연탈질 촉매는 발전소나 화학공장의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의 유해성분을 없애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기오염 방지용 촉매이다. 그동안 미국, 일본, 유럽의 일부 선진국만이 제조 기술을 독점해왔다.

종업원 50명 남짓한 나노가 이 촉매제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에스케이의 도움이 컸다. 에스케이는 5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관련 기술을 개발해 소재산업 전문업체인 나노와 손을 잡았다. 나노가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원천기술과 설비를 지원하고, 판로는 에스케이가 뚫었다. 지난해 11월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를 시작으로 하동, 태안, 인천 등 전국 발전소를 상대로 1000t 규모의 촉매 공급권을 따냈다. 에스케이는 2, 3년 안에 1천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원료대금과 완제품 가공생산비는 나노가 챙긴다. 신동우 나노 사장은 “전문 생산기술을 갖춘 중소기업과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대기업과의 협력이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시장을 뚫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티엑스(STX) 사람들은 출범 5년만에 재계 20위권의 중견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4개 협력사로 이뤄진 ‘에스티엑스 멤버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02년 출범한 에스티엑스 멤버스는 조선, 엔진, 엔파코, 중공업 등 주력 4개 계열사와 거래하고 있는 400여개의 기자재 협력업체 가운데 엄선된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에스티엑스는 회원사들에 운영자금뿐 아니라 물량을 우선적으로 배정하고, 원자재 구매와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창원의 엔진부품 납품업체인 세진산업은 이 덕분에 매출이 2004년 110억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늘어났다.

에스티엑스 엔진이 기계설비 전문업체인 한조와 손을 잡고 수입에만 의존하던 한국형 K1 전차 엔진의 핵심부품인 원형냉각기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시킨 것은 멤버스 제도의 대표적인 성과다. 두 회사의 연구진은 40억원을 들여 4년 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한 끝에 국산화를 이끌어냈다. 개당 4300만원 하던 부품 단가는 2600만원까지 낮아져 연간 33억원의 원가절감과 85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강식 에스티엑스 엔진 대표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지 않았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업체에 경영 노하우롸 기술을 전수하는 롯데마트.
협력업체에 경영 노하우롸 기술을 전수하는 롯데마트.


휴대용 부품업체인 나노엘시디는 지난해 가을 생산설비를 점검하던 중 부품 불량률이 자그만치 3만1000ppm(생산부품 1백만개 가운데 3만1천개가 불량인 수준)이나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삼성에스디아이는 나노엘시디에 제조혁신 전문가들을 급파했다. 각 부문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이들은 석달 동안 상주하며 6시그마 기법 등을 활용해 문제점을 하나씩 파악해 나갔다. 현장 작업자가 부품을 생산하는 동작을 세밀히 관찰한 뒤 불필요한 행동을 없애고 자재는 다시 배치시켰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종전에는 부품 생산에 쓰이는 자재가 불량이 났을 경우 라인 가동을 멈추고 반품을 처리하는 데 무려 1시간이나 걸렸으나, 단 5분만에 뚝딱 해치우게 된 것이다. 부품을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도 기존 5분에서 1분으로 단축됐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생산성이 10% 남짓 올랐다. 박상규 삼성에스디아이 구매전략팀장은 “제조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전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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