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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몽구 회장 입국 발언 의미에 관심

등록 2006-04-08 09:12

비자금 등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다양한 발언을 내놓아 그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발언의 의미를 통해 이번 수사에 대한 정 회장과 그룹 차원의 입장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데다 향후 정 회장 일가와 그룹의 대응책은 물론 검찰 수사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예측도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4시55분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정 회장은 먼저 일찍 귀국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과 언론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그 사과의 발언만 놓고 보면 "비리를 저지른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건지, 아니면 "비리는 없지만 단순히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인지는 속단할 수 없다.

정 회장은 또 검찰 출두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언제든지 응할 것이다"고 말해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즉 '언제든지 응할 것'이라는 발언이 "어차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 만큼 검찰의 조사를 받겠다"는 '포기성' 표현이라느니, 아니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당당하다"는 '결백' 주장의 의미라느니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이날 한 다른 발언도 함께 감안하면 그의 현재 입장은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감지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이번 수사의 촉발 계기가 됐던 금융 브로커 김재록씨와의 관계에 대해 "오다가다 악수나 할 정도인 것 같다"는 그의 발언은 로비 등 관련 의혹을 사실상 부인하는 의미가 강하다는 분석이다.

또 정 회장이 수사에서 어느 정도 드러난 비자금의 사회 환원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검토해 보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자신을 비롯한 그룹 최고위층의 연루 의혹을 시인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다만 실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공항에서 미리 배포한 자료를 통해 "앞으로 국민기업으로서 현대차그룹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혀 향후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과 사회공헌 확대 등의 대책을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 밖에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 건설에 대해 "착공식을 5월 중순으로 연기했지만 지연되는 것 말고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해 향후 경영이나 그룹의 주요 사업 추진에 큰 차질이 없을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 정 회장은 그동안의 여느 해외 출장때와 마찬가지라지만 이날 입국한 뒤 공항에서 곧바로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로 이동, 경영진들의 보고를 받는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벌였다.

정 회장은 검찰이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난달 26일 이후 이달 2일 출국 때까지는 국내에 있으면서도 자택이나 시내 모처에서 경영진의 보고를 받고 회의를 하는 등 회사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이같은 정 회장의 발언 등을 놓고 "그가 이번 수사에 대한 심정을 굳히고 향후 잘못한 것은 책임지는 '떳떳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의 위상과 그룹의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이 이번 수사와 관련해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출국금지하고 정 회장 부자에 대한 소환 가능성을 밝힌 상황에서 향후 정 회장 일가와 그룹측의 대응과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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