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중국기업, 하이디스·쌍용차·대우일렉 알짜 빼먹고 ‘먹튀’?

등록 2006-09-10 19:12수정 2006-09-10 20:34

기술유출 논란 이어 자금 빼내 본토투자
하이디스 인수 비오이, 투자 외면 법정관리 신청
상하이차 이어 인도계 대우일렉도 전철 밟을 우려
국내 부실기업을 인수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유출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기술유출에 그치지 않고 인수 기업의 자금으로 본토 공장 설립에 투자를 하도록 함으로써 중국 기업들이 기술, 인력, 자본까지 회수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비오이 하이디스의 명목상 이유는 자금난 때문이지만, 인수기업인 비오이 그룹의 투자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정남일 비오이 하이디스 노조위원장은 10일 “모기업인 중국 비오이 그룹 쪽에서 2003년 인수 이후 10원 한푼 투자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첨단 핵심기술을 빼내가는 데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비오이 그룹은 인수 이듬해인 2004년 비오이 하이디스의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광시야각 기술(AFFS)을 빌려가더니 올 들어서는 이 기술을 연구기술개발 인력과 함께 완전히 넘겨받으려다 채권단과 노조 반발에 부닥치기도 했다. 당시 비오이가 하이디스 쪽에 20년 동안의 기술사용 대가로 준 돈 750억원은 헐값 매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비오이는 기술 사용료로 하이디스에 지불한 돈을 베이징에 있는 5세대 엘시디 공장을 짓는 데 지분투자 방식으로 다시 회수해갔다. 비오이로선 기술을 빌린 대가로 준 돈을 다시 가져와 자신들의 설비투자 자금으로 쓴 셈이다. 최근 중국 선전에 6세대 공장을 착공한 비오이 쪽은 여기에도 하이디스의 핵심 기술을 끌어다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디스 관계자는 “비오이 쪽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오이 그룹은 2003년 1월 하이디스를 인수할 때도 인수대금 4천억원 가운데 1500억원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신디케이트론 등 외부차입 방식을 동원했다. 정 위원장은 “지난 4월 비오이 쪽에서 인건비를 포함해 고정비를 줄이면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해 노조가 동의를 해줬으나 그 약속마저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비오이 하이디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모기업이 인수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투자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핵심기술을 곶감 먹듯 빼내가고 매년 영업손실까지 커지면서 불거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도 비오이 하이디스와 닮은 꼴이다. 투자와 고용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기술유출 시비만 일으키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카이런의 핵심 기술과 부품 제조권리를 사용하는 대가로 제시한 금액은 300억원에도 못미친다”며 “자동차 한 대 개발하는 데 2천~3천억원이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친 헐값”이라고 말했다.

곧 인도 기업에 넘어갈 국내 3위 가전업체인 대우일렉도 기술유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인수업체인 비디오콘이 경영정상화보다는 대우일렉의 핵심기술과 국외 영업망에 더 군침을 흘릴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는 국내 가전시장이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양강 구도로 굳어져있는 마당에 굳이 비디오콘이 국내에 직접투자를 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깔려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이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의 공룡으로 떠오르면서 이런 경계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