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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금결제 비중 확대 ‘단비’…‘뿌리’까지 적시기엔 아직…

등록 2007-06-28 16:49

삼성전자는 매년 윤종용 부회장 등 경영진과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동반자 관계를 다진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매년 윤종용 부회장 등 경영진과 협력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 파트너스 데이’를 열어 동반자 관계를 다진다. 삼성전자 제공
[상생경영의힘] 대기업 하도급 관행 변화
삼성전자 올해만 11조 이상 현금결제 계획
GS칼텍스 우수협력사엔 30% 선급금 지급
포스코 ‘현금 원칙’ 2~3차 협력사로 확산
현대차 2010년까지 중기에 13조 지원키로

중소기업들이 가장 목말라 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자금 융통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현금결제 확대, 대금 조기지급, 어음 지급기일 단축 등 방식으로 조금씩 숨통을 터주고는 있다. 올 들어 대금결제의 경우 이전보다 좀 나아졌으나, 그럼에도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는 게 현장에서 일하는 중소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석달, 심지어 여섯달 짜리 어음을 받아들고 애를 태웠던 중소기업들에게 현금결제의 확산은 가뭄 끝에 단비와도 같다.

2년 전부터 협력업체의 구매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만 11조2천억원을 중소기업 거래대금으로 현금결제할 계획이다. 협력사 설비투자와 컨설팅, 교육사업에도 자금 지원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년 동안 이 부분에 4천여억원을 지원했다. 회사 쪽은 “이런 조처가 협력사의 제조 혁신을 불러와 완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에스칼텍스는 일찌감치 협력업체의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제도를 실시해왔다. 납품받은 제품의 품질에 흠이 없으면 1주일 안에 거래대금 100%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원칙은 지난 1990년 이전부터 지켜져왔다. 이런 방침은 정부로부터도 인정받아 2005년과 2006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하도급서면실태조사를 면제받기도 했다. 우수 협력회사로 선정될 경우 거래 대금의 30%를 선급금으로 먼저 받을 수 있다. 또 2000년부터 지에스칼텍스 제품을 중소기업이 구매할 때 정부의 중소기업지원자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역구매제도’도 도입 중이다.

포스코는 아예 모든 거래 중소기업에 현금으로 결제해주고 있다. 2004년 12월부터 중소기업에 구매대금을 전부 3영업일 안에 현금으로 지불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대금거래 관행 개선은 2, 3차 협력업체로 확산되는 효과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핵심 협력업체인 범우화학공업의 이태훈 재무팀 차장은 “(2차 거래업체에 주는) 어음을 없애면서 세제 혜택은 물론 물품을 구입할 때 추가 할인을 받아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금성 결제제도를 도입한 동주산업의 김량효 과장은 “대외 신인도가 올라가고 아직 미미하지만 구매원가 절감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구매대금 현금결제 규모는 2004년 2조2천억원에서 2005년 3조2천억원, 지난해 3조6천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5월부터 납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온 현대자동차는 규모가 큰 협력업체의 경우 어음결제 기일을 120일에서 60일로 줄였다. 현대차는 2010년까지 모두 13조원을 중소기업 지원 자금으로 쓸 계획이다. 엘지전자는 협력회사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 등을 위해 한 회사당 연리 4%에 20억원 한도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종전 60일이던 결제기간은 30일로 단축시켰다.

지난해 30대그룹이 거래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현금 및 현금성 결제 비중은 전체 결제액의 90%를 넘어섰다. 금융권과 제휴를 맺고 대출을 돕는 네트워크론 실적은 그룹당 평균 1516억원, 251곳의 중소기업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중소기업 불만 사례
중소기업 불만 사례

그러나 포스코처럼 대기업의 현금결제 제도가 2, 3차 협력 기업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 초 중소기업청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제정 이후 수·위탁거래 실태를 조사했더니, 납품대금 결제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으나 규모가 작거나 2, 3차 협력업체로 갈수록 결제가 늦어지거나 납품대금이 지급되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거래 단계별로 납품 대금과 어음 할인료를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보면, 대기업(19.4%)보다는 1차 협력업체(26.3%)가, 1차보다는 2, 3차 협력업체(32.7%)가 더 많았다.

대금거래 관행이 개선되고 시중에 유동성도 흘러 넘치는 것 같지만, 중소기업들의 자금 형편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지난 4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 제조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이 “자금 사정이 나쁘다”고 답했다. 매출감소, 원가상승과 함께 자금회전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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