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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44억이 10여년새 2조원대 지분으로 불어

등록 2008-02-28 21:51수정 2008-02-29 13:21

재용씨 ‘의혹의 황태자 재테크’
94년 이건희 회장이 준 60억원이 종잣돈
계열사 주식매매로 큰 차익…그룹 공모 혐의
e삼성 실패 뒤 계열사에 부실 떠넘긴 의혹도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은 이재용씨의 급속한 재산 증식 과정의 ‘미스터리’를 푸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씨는 1990년대 후반 불과 44억원의 종잣돈으로 핵심 계열사 지분을 인수하며 2조원대의 재산을 일궜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이 과정에서 그룹 수뇌부와 계열사들의 개입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난 상태다.

이씨는 주로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싼값에 인수해 수십배씩 차익을 남기고 되판 뒤, 다시 지배권 확보에 필요한 알짜 계열사의 지분을 늘려 왔다. 그의 재산 증식은 1994년께 이건희 회장이 증여한 60억여원에서 출발한다. 이씨는 이 가운데 16억원을 세금으로 내고 본격적으로 계열사 지분을 사들인다. 가장 먼저 에스원 주식을 94년 10월 주당 1만9천원에 사들여 2년여 뒤에 되팔아 273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다. 비슷한 시기에 삼성엔지니어링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사들여 상장 뒤 주식으로 되팔아 260억원의 차익을 얻는다. 이런 식으로 이씨는 비상장 주식을 되판 돈으로 삼성에버랜드·삼성전자·삼성에스디에스 등 그룹 지배권 확보나 재산 증식에 필요한 계열사 지분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모든 과정에 대해 삼성은 “그룹 차원의 공모는 없었고, 이씨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96~97년 집중적인 지분 거래를 할 당시 이씨는 유학생 신분으로 국외에 머물고 있었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재용씨의 계열사 주식 매매는 개별 사안이 아니라 경영 세습을 목적으로 그룹 차원에서 진행된 단일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그룹 차원의 공모가 있었다는 정황은 곳곳에 드러난다. 삼성의 내부 문건을 보면, 주식 매입자금 출처와 시기 등이 마치 각본처럼 치밀하게 맞춰져 있다. 그룹 차원에서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해 말을 맞춘 흔적도 여럿 있다. 지분 승계뿐 아니라 이씨의 경영 능력을 ‘관리’하는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불법 혐의가 불거졌다. 이씨는 2000년 인터넷 사업에 전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1년도 안 돼 인터넷 사업을 대부분 청산했다. 이 과정에서 이씨가 최대주주였던 이(e)삼성 등 인터넷 기업 네 곳의 지분을 제일기획, 삼성에스디에스 등 9개 계열사들이 나눠 인수했다. 후계자로서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그룹 차원의 ‘기획 사업’이 실패하자 그 부실을 계열사들한테 떠넘긴 것이다. 실제 이삼성은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핵심 실세들이 공동으로 투자했고, 구조본 재무팀 인력들이 대표이사로 파견돼 사실상 경영을 주도했다. 삼성은 “계열사들이 정상적인 투자 가치를 따져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계열사 손실을 400억원대로 추정하고 2005년 이씨와 계열사 대표들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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