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전국 아파트 분양값 상승률이 기존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의 갑절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파트 미분양 물량 증가의 주된 원인이 고분양값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의 조사 결과를 보면, 10월 현재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해 10월과 견줘 10.9% 오른 데 반해, 전국 아파트 분양값 상승률(2006년 전국 평균가 대비 2007년 1~10월 평균가)은 23.6%로 매맷값 상승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지방 광역시는 매맷값이 1.8% 오르는 데 그쳤으나, 분양값은 16.9%나 뛰어 무려 9.5배 차이가 났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이 52.5%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부산 18.1% △광주 10.4% △대구 2.1%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은 인천·서울의 분양값이 많이 올랐다. 인천 쪽에서는 지난 1년간 매맷값이 20.3% 오른 데 비해 분양값은 38.8% 상승했다. 서울도 분양값 상승률이 15.6%로 매맷값 상승률(11.7%)보다 높았다. 반면 경기도는 분양값 상승률이 8.7%로 매맷값 상승률(17.1%)보다 낮아 다른 지역과 대조를 이뤘다. 이는 남양주 진접, 양주 고읍, 용인 흥덕, 고양 행신 등 주요 공공택지에서 분양값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들이 분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방에서 미분양 적체가 심해진 것은 공급 과잉과 대출 규제 등도 원인이지만, 건설사들이 분양값을 지나치게 높인 탓도 크다고 지적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기본적으로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공급이 미분양을 불러왔지만 그 이면에는 수요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분양값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반시설 설치 비용을 건설사에 떠넘기는 것이 고분양값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강운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치단체들이 불합리하게 요구하는 기반시설 설치 비용이 고스란히 분양값에 전가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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