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자료사진
사담 후세인(69) 전 이라크 대통령한테 5일 교수형이 선고됐다. 이라크 안에서는 이 재판 결과를 둘러싸고 찬반이 나오는 등 정파 간 충돌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세인 정부의 학살 혐의를 심리한 이라크 특별법정은 이날 바그다드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반인도적 범죄를 인정해 후세인 전 대통령한테 교수형을 선고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1982년 7월 시아파 거주지역인 두자일마을에서 148명이 처형당한 사건을 그가 지시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라크 특별법정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이복형제인 전 이라크 정보기관장 바르잔 알티크리티와 전 혁명재판소 소장 아와드 아흐메드 알반다르한테도 사형을 선고했다.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통령은 종신형, 전 바트당 간부 3명한테는 각각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기소된 8명 중 전 바트당 간부 모하마드 알알리에게만 무죄가 선고됐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시작한 재판에서 ‘미국에 의한 심판’이라며 정당성을 부인해왔고, 두자일마을 처형은 대통령 암살기도에 대한 정당한 법집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교수형을 선고받고 “신은 점령군보다 위대하다”고 항의했다.
후세인 전 대통령은 1987~88년 쿠르드족 10만여명을 화학무기로 살해하도록 지시한 혐의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1979년 취임한 후세인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전 등에서 미국의 우방 역할을 했지만, 19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를 형성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래 숨어다니다 그해 12월 한 민가의 땅굴 속에서 체포돼 법정에 섰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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