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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팔레스타인 총선 하마스 돌풍…과반수 의석 장악

등록 2006-01-26 18:57수정 2006-01-27 08:37

파타 내각 총사퇴…연립정부 구성 가능성
미·이스라엘, 인정 거부…중동 긴장 고조
팔레스타인 총선 결과 이슬람주의 무장단체 하마스가 예상을 깨고 압승을 거두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하마스는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며 제1당으로 급부상했다.

개표가 거의 끝나가는 26일 현재 하마스는 전체 132석 중 최소 75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하마스가 대부분의 지역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서방 국가들이 테러단체로 비난해온 하마스는 이제 팔레스타인 미래를 좌우할 정치세력으로 도약했다. 1994년 자치정부 수립 이래 집권 파타당이 장악해온 팔레스타인 정치구도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하마스의 승리가 사실상 확정되자 파타 소속 아마드 쿠레이 총리와 내각은 이날 마무드 아바스 수반에게 총사퇴서를 제출했다. 하마스는 파타와의 연립 정부 수립 뜻을 밝히고 있다. 시리아에 머물고 있는 하마스 최고 지도자 칼레드 마샤알은 26일 마무드 아바스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파타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협력할 뜻을 밝혔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하마스와의 대화 불가 뜻을 거듭 밝히고 있어 ‘중동 평화 협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먹구름에 휩싸였다.

중동 평화 협상 먹구름=이스라엘과 미국 등은 하마스의 돌풍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26일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이에 앞서 25일 “하마스는 이스라엘 파괴를 주장하는 테러조직이고, 무기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과격 이슬람 단체인 하마스가 대이스라엘 투쟁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은 하마스와 상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 러시아, 유엔 대표단은 30일 런던에서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총리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잭 스트로우 영국 외무장관, 프랑크 발터 스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 등 유럽의 정치지도자들도 일제히 하마스세력의 전면 부상에 우려를 표명하고 폭력노선 포기를 촉구했다.

이에 맞서 하마스 제2 지도자로 꼽히는 이스마일 하니야는 “하마스는 의회 진출 후에도 무장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팔레스타인 대 이스라엘·서방의 ‘중동 평화협상’은 어려워지고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하마스가 제도 정치권으로 들어가면 유연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하마스의 핵심 요구사항인 △동예루살렘과 서안의 완전한 수복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8천명 석방 △분리장벽 폐지 등에 대해 이스라엘은 조금도 양보할 뜻을 비치지 않고 있어 하마스의 유연화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결과를 기반으로 3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강경 우파가 승리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주변국 움직임도 관건”=국제선거감시단으로 동예루살렘과 라말라의 선거를 현지에서 지켜본 홍미정 한국외대 연구교수는 “팔레스타인이 민주적으로 선거를 치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하마스의 부상을 계기로 자국내 이슬람주의 세력 강화를 우려하는 이집트와 요르단 등 보수 아랍정권과 이스라엘이 손을 잡고 팔레스타인을 압박하고 서방국가도 하마스와의 대화를 거부한다면 팔레스타인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마스의 집권으로 팔레스타인은 중동 아랍권에서 이슬람주의 정치중심지로 떠올랐으며, 이런 상황에서 하마스와 파타가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하마스 어떤 단체인가

87년 ‘1차 봉기’ 때 결성 “이스라엘 파괴” 강령

단숨에 팔레스타인 집권당으로 도약하게 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으로 잘 알려진 이슬람주의 단체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이스라엘 무장봉기인 ‘제1차 인티파다’가 일어난 1987년 성직자인 아메드 야신 등이 결성했다. 초기에 이스라엘을 완전히 몰아내고 팔레스타인 전역에 이슬람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이스라엘 파괴”를 조직헌장에 명시했다. 하지만 2003년 무렵부터 이스라엘과의 공존과 협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유연한 변화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하마스란 이름은 ‘이슬람 저항운동’을 뜻하는 아랍어 약자이며 ‘열정’이란 뜻도 있다.

하마스는 에제딘 알카삼 여단 등 무장조직을 거느리고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항하면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을 공격했고, 이스라엘과 미국, 상당수 유럽국들은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비난해 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지도자 제거작전을 벌여 2004년 야신과 그의 후계자 압델 아지즈 란티시를 모두 살해했다. 그 뒤 최고 지도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시리아에서 활동중인 칼레드 마샤알이 지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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