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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배후 알카에다’설에 영국 “성급한 결론”

등록 2006-08-13 18:57

20여건 테러음모 추적중…‘테러경고’ 인도 비상
‘영 여객기 테러음모’ 파장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 10대를 공중폭파시키려 한 음모의 배후는 역시 알카에다일까?

영국과 파키스탄 정부가 테러 음모 용의자 40명을 붙잡아 조사중인 가운데, 배후를 놓고 여러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알카에다를 지목하지만, 수사를 주도하는 영국은 성급한 결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 “알카에다 연루”…영국 “글쎄”=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음모 연루자 17명을 붙잡았다며, 모두 파키스탄계 영국인들이라고 지난 11일 밝혔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음모가 “아프가니스탄의 알카에다와 연계됐다는 징후가 있으며, 광범위한 국제적 차원의 사건”이라고 발표했다. 파키스탄은 용의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2002년 영국에서 파키스탄에 온 라시드 라우프가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 보도했다. 또 용의자 한 명이 라우프의 체포 소식에, 영국의 동료한테 계획을 빨리 실행하라는 전화를 걸었다고 파키스탄 외무부는 밝혔다. 라우프의 동생은 영국에서 체포됐다.

독일 주간 〈포쿠스〉는 영국에서 붙잡힌 용의자들 가운데 적어도 1명이 9·11테러 수배자인 사이드 바하지의 부인(독일 거주)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알카에다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테러기도가 적발된 지난 10일 일찌감치 알카에다 연루설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영국 정부는 “결론을 내리기에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며, 미국 정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삼가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52명이 숨진 지난해 7·7 런던 테러 수사에서는 애초 알카에다와 관련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자살테러범 2명이 알카에다 전문가한테 폭발물 훈련을 받은 사실이 지난달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카에다의 조직 형태에 대해선 미국 정보당국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데다, 각국의 판단도 다르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빚어졌다고 지적했다. 한 이슬람 저항운동 전문가는 “알카에다 구성원이 되려고 꼭 알카에다와 결합할 필요는 없으며, 인터넷에서 사람들을 모아 자신들만의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알카에다는 이미 구체적인 조직을 넘어, ‘사회운동’의 지위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영국 무슬림 지도자들은 12일 성명을 내어, 이라크전 개입과 레바논 사태에서 이스라엘 편들기가 “극단주의자들에게 공격수단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높은 실업률과 계급·인종적 차별도 무슬림 청년들의 분노를 촉발해 테러리즘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초 기준으로 16~24살의 영국 무슬림 청년 실업률은 28%로, 같은 또래의 ‘순수 영국계’보다 16%포인트 높다.


영국 “테러 음모 20건 추적”=13일에도 영국 히스로 공항의 항공편은 3분의 1가량 취소된 가운데, 다른 음모가 여럿 있다는 소식에 영국인들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13일 정부가 20여건의 테러 음모를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보기관이 여러 이슬람 테러조직을 파악하고 있으며, 지난해 7·7테러 이후 대형 테러에 이용될 폭발물과 무기 보관장소들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고위 정보당국자가 “영국에서 붙잡힌 용의자 몇명이 미국에 전화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확인해 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피터 킹 위원장은 〈에이비시(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용의자들 중 5명이 붙잡히지 않고 있다”며 “그들이 실천하려고 한 또다른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대사관이 인도 거주 미국인들에게 폭탄테러를 경고해, 인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인도는 액체 성분의 여객기 반입 금지와 탑승객 짐 제한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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