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우크라이나 22일 정상회담
유셴코 ‘친서방 정책’ 따른 갈등 산적
유셴코 ‘친서방 정책’ 따른 갈등 산적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얼굴은 쭈글쭈글하다. ‘오렌지 혁명’으로 불린 2004년 대선 때, 다이옥신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친 서방적 공약을 내걸었던 유셴코의 당선을 막으려 한 탓에, 러시아 정부가 독살하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처럼 껄끄러운 사이인 두 대통령이 22일 만난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다. <비비시>(BBC)는 19일 “2004년 오렌지 혁명 때 손상된 두 나라간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게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전했다. 올 1월에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사흘간 아예 끊어버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면서 빚어진 양쪽간의 갈등도 풀어야할 과제다. 유셴코 대통령은 20일치 러 일간 <로시이스카야 가제타> 인터뷰에서 “1950~60년대식의 낡은 사고 방식을 이겨내야 한다”며 두 기구 가입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지난 7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군사-산업 분야 등의 상호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크림반도 흑해함대 주둔 문제도 골치다. 러시아 흑해함대 군함 30여척은 우크라이나 세바스토폴에 주둔하고 있다. 지난 97년, 두 나라는 매년 임대료 98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대신 2017년까지 주둔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친 서방적 유셴코 대통령은 20일에도 “우리는 협정을 따르겠지만, 헌법이 영토내 외국 군대의 배치를 허락하지 않는다”며 다시 철수를 요구했다. “러시아와 우호관계로 지내는 게 우선 과제다. 특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자 한다”는 유셴코 대통령의 희망이 얼마나 오래갈지 지켜볼 일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푸틴 러시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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