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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소련 해체 15년, 독립국가연합들도 점점 ‘독립’

등록 2006-12-10 21:44수정 2006-12-11 08:48

옛 소련연방 15개 공화국과 현 CIS 현황
옛 소련연방 15개 공화국과 현 CIS 현황
러시아 주변국 친서방강화, 맏형 러시아와 종종 마찰
“제국은 언젠가 종말을 맞기 마련이다.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 해체도 역사의 필연이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 한 말이다. 지난 8일로 소련이 해체된 지 꼭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소련은 1991년 12월8일 당시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공화국 정상과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을 선언하면서 해체됐다. 옛 소련 15개 공화국 가운데 오늘날 12개국만이 독립국가연합의 ‘느슨한 국가협력체’로 남아 있다.

멀어진 옛 형제국=‘연방’으로 묶였던 옛 소련 시절의 끈끈한 연대는 과거가 됐다. 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은 갈수록 서방세계로 기울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천연가스 등을 무기로 어르고 달래며 ‘거대제국’의 영향력을 유지하려 들면서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된 그루지야는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반대하며 발목을 잡고 있다. 기존 회원국인 그루지야가 반대하면 러시아의 가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천연가스 요금을 두배로 올리겠다며 그루지야를 압박했다.

러시아는 올해 초 친미-반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유센코 대통령이 이끄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천연가스 공급을 끊어버림으로써, ‘길들이기’ 논란을 빚었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고, 러시아는 당연히 반대하고 있다.

벨로루시는 러시아가 내년에 천연가스 가격을 네배나 올리겠다고 하자, “천연가스 가격을 올리면 러시아와 모든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옛 소련에 속했지만 독립국가연합에는 가입하지 않은 에스토니아의 군 최고사령관은 최근 “러시아가 최대 안보위협”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3국은 이미 2004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동시 가입하며 러시아와 멀어졌다. 지난달 라트비아에서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들 발트3국은 유럽연합 24개 회원국 가운데 국가경쟁력이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에 서방세계에 더욱 손을 내밀고 있다.

이처럼 독립국가연합 회원국들이 서방으로 눈길을 돌리다보니 내부 회원국들의 결속은 갈수록 느슨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벨로루시에서 독립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렸지만, 뚜렷한 발전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에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독립국가연합 회원국들은 상호협정의 10%만이 이행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옛 소련 향수 점점 사라져=소련 해체 15년이 지났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러시아인의 68%가 ‘붉은 군대’와 계획경제, 초강력 올림픽팀 등 옛 소련의 상징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러시아 국내총생산이 지난 7년간 평균 6.7% 성장하면서 옛 소련의 영광에 대한 향수도 사라지고 있다. 지난 97년에는 소련의 해체를 후회한다는 답이 러시아인 가운데 84%였으나 올해는 56%로 줄어들었다. 백만장자와 거지로 갈라진 모스크바 거리의 빈부격차는 ‘사회주의’를 내걸었던 소련 해체 15년 뒤 나타난 또 하나의 현실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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