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모든 성인에 대한 코로나19 추가접종을 권고한 29일(현지시각) 수도 워싱턴의 백신 접종 센터에서 시민들이 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포르투갈에서 집단 감염이 확인되는 등 유럽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백신 추가접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이 더 심각한 남아프리카 지역 등에 대한 추가 지원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7개국(G7) 보건 장관들은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기존 지원 방침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포르투갈 보건 당국은 29일(현지시각) 프로축구팀 벨레넨세스 선수 1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명만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최초의 오미크론 집단 감염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남아프리카 지역 방문자로부터 2차 감염이 공식 확인된 것은 홍콩 사례가 유일했다.
스페인에서도 이날 남아프리카 여행객 한 명이 오미크론 감염자로 확인됐다고 현지 신문 <엘 파이스>가 보도했다. 스웨덴 공공보건청도 오미크론 감염자 한 명을 확인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보건청은 남아공을 방문했던 여행객을 대상으로 약 일주일 전쯤 실시한 검사 결과, 오미크론 변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도 이날 처음 오미크론 감염 사례를 확인했으며,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 모두 8명이 감염자로 추가 확인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영국과 미국은 오미크론 대응책의 하나로 백신 추가접종 확대책을 내놓았다. 영국은 이날 18살 이상 모든 성인에게 백신 추가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는 이날 접종 대상을 기존의 40살 이상에서 18살 이상으로 확대하고, 접종 완료 뒤 6개월이던 추가접종 시기도 3개월로 단축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공동위원회는 12~15살 청소년에 대해서도 2차 접종을 할 것을 권했다. 영국은 지난 9월 이들 청소년에게는 백신을 한차례만 접종하기로 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날 18살 이상 성인 모두에게 백신 추가접종을 권고했다. 기존 추가접종 대상자는 50살 이상자와 바이러스 위험 가능성이 높은 18살 이상 성인이었다.
부자 나라들이 자국 내 백신 추가접종을 서두르면서도 백신 접종률이 극히 낮은 아프리카 등에 대한 추가 지원책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보건 장관들은 이날 오미크론 관련 긴급 화상회의 뒤 성명을 내어 오미크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보건 장관들은 “세계 공동체가 전파 속도가 빠른 새 변이의 위협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보건 장관들은 남아공이 각국의 여행 금지 조처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듯, 남아공의 신속한 변이 확인과 전세계에 대한 경고가 모범적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보건 장관들은 또 “백신 확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한다”며 기존에 약속한 제3세계 지원책을 재확인했다.
한편,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각국의 남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여행 금지 조처가 과학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금지 조처 즉각 해제를 촉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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