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의 인권문제를 집중 보도하다 피살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의 생전 인터뷰 내용이 공개됐다.
폴리트코프스카야는 지난달 7일 모스크바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건물에서 총에 맞은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으며, 살해되기 직전까지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자행한 고문과 인권유린 행위를 폭로하기 위해 피해자의 증언, 사진을 수집하는 등 체첸의 인권문제를 집중 보도해 왔다.
폴리트코프스카야는 지난 4월 녹화된 영국 BBC방송 프로그램 `디스 월드'(This World)'와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폴리트코프스카야는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탄생은 어렵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태동했고 그(푸틴 대통령)가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2004년 어린이 등 333명의 목숨을 앗아간 베슬란 학교 인질사건을 촉발시켰다고 주장, "푸틴은 모든 사람이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며 이로 인해 (모스크바) 극장 인질극, 베슬란 인질사건이 벌어졌다"면서 "푸틴은 옛 소련 KGB(국가보안위원회) 요원의 논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사람의 생명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스탈린식의 철학이 러시아에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제의 근원은 푸틴이 테러리즘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테러리스트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폴리트코프스카야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비판 언론을 탄압하는 등 러시아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면서 "만약 독립적인 언론이 있었다면 푸틴을 낱낱이 까발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yunzhen@yna.co.kr (런던 AP=연합뉴스)
yunzhen@yna.co.kr (런던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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