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치학 중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 토대 마련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레오니트 후르비츠(90) 교수와 프린스턴대학 연구소의 에릭 매스킨(57), 시카고대학의 로저 마이어슨(56) 교수 3명이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5일 “이들 3명의 학자가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라는 새 영역의 기초를 닦는 데 공로를 세웠다”며 “이 이론은 오늘날 경제학과 정치학의 많은 분야에서 중추적인 구실을 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17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1938년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에 정착한 후르비츠 교수는 1944년 학술지 <이코노메트리카>에 경기 변동에 관한 이론을 발표하면서 일찍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선보인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란, 예를 들어 ‘시장의 실패’와 같은 현실 상황에서 개인들의 이기심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도 사회적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중립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다루는 이론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정부 영역을 포함해 다양한 ‘사회 제도’ 역시 여기서 말하는 메커니즘에 속한다.
특히 후르비츠 교수는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는데도 오래전부터 경제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그는 90년대 초 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한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매스킨 교수와 마이어슨 교수는 후르비츠의 문제 의식을 ‘게임 이론’의 틀로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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