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지서 철수를” “자금지원 중단”
미국은 “유럽, 팔레스타인 지원중단을” 지난 25일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압승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를 부정하는 이스라엘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점령지에서의 전면 철수를 요구했고, 이스라엘은 자금 지원 중단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에는 자살폭탄이나 미사일공격이 아닌 ‘말’이 공격 무기라는 점이 다를 뿐이다. 서방국가들은 경제제재 카드를 사용할 움직임을 보이며 압박의 고삐를 죄고 있다. 총·폭탄 대신 말로=선거전을 총지휘한 하마스 지도자 마무드 알자하르는 29일 미 <시엔엔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중동평화 로드맵 등 국제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용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의 파괴활동 중단 및 이스라엘 생존권 인정 여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어린아이들을 살해하고 우리의 농업시스템을 파괴하는 이스라엘의 행위야말로 테러”라고 주장하면서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시엔엔방송>은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의 조건으로 △1967년 6일전쟁에서 얻은 점령지로부터의 철수 △구속자 석방 △공격행위 중지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의 지리적 연계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대행은 30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자금지원이 테러리스트 지원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금지원을 전면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2월1일 3500만달러의 자금을 팔레스타인 당국에 지원할 예정이었다. 그는 앞서 하마스가 폭력을 버리지 않는 한 팔레스타인 정부를 보이콧하겠다며 이런 뜻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테러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불시공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서방의 하마스 옥죄기=유엔, 유럽연합, 미국, 러시아 등은 30일 런던에서 만나 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한다. 유럽연합 외무장관들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이란 핵문제와 함께 하마스도 함께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회담에 앞서 “유럽 국가는 팔레스타인 재정지원 중단 약속 등 하마스에 대해 강력한 결의를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연합 국가들은 성급한 결정은 내리지 않은 채 일단 팔레스타인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에페프(AFP)통신>은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이번 총선 결과를 수용해 팔레스타인 주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며 하마스를 지지하고 나섰다고 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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