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정치권은 201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던져준 숙제를 푸느라 분주하다. 작년 10월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 선거구 유권자수가 3 대 1로 심각한 차이가 있는 것에 대해 ‘표의 등가성(等價性) 원칙’에 위배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평등선거의 원칙은 1인 1표의 형식적 평등이 아니라 각 유권자가 행사하는 1표...
2014년 9월 미국 오하이오 연방지방법원은 오하이오주의 선거 과정에서 후보를 당선 또는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을 위헌이라고 판결하여 이 법률의 적용을 금지시켰다. 위헌 여부를 판단하라는 연방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따른 결과였다. 그 며칠 전 미네소타 연방항소법원도 ...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이 나면 신속하게 그 후속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좀더 중요한 것은 사전 입법과정에서 충실한 심사를 거쳐 위헌 결정되는 법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국회 입법과정에서 위헌성 심사가 충실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
포털사이트에 ‘대법원’을 검색하면, ‘상고법원의 더 나은 사법 서비스’라는 홍보 동영상이 먼저 나온다. 대법원 누리집에는 상고법원 홍보 웹툰이 자리잡고 있다. 놀랍게도 딱딱하기만 하던 대법원이 만화까지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법원이 공을 들여 ‘상고법원’을 홍보하고 있지만, 최근 여론조사 결...
지난해 5월, 인도의 햇살은 뜨거웠다. 몇 번의 짧은 출장으로 외국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배낭여행을 떠난 것은 인도가 처음이었다. 뉴델리에서 바라나시를 거쳐 매클라우드간지와 마날리, 라다크의 옛 수도였던 레를 여행하는 한달간의 일정은 더위와의 싸움이었다. 아스팔트를 녹일 듯 강렬하게 지글거리는 인도는 마...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의 스파이웨어인 원격제어시스템(RCS)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불법성에 대한 진상규명과 무관하게 19대 국회에서 여야는 다음 입법과제들을 완수하여 해킹팀을 둘러싼 국민들의 불안함에 대해 최소한의 예우를 해야 할 것이다. 첫째, 아르시에스 식, 즉 해킹방식의 국가감시를 허용...
지난 4월 서울민사지법은, ‘수원대는 이월·적립금을 부당하게 운영해 학생들에게 등록금에 비해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실험·실습 교육을 받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므로, ‘학교법인은 1인당 30만원 내지 9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했다. 수원대 학생 50명이 낸 등록금 환불소송의 선고 요지다. 이 학교의 적립금...
스위스는 유럽 속의 작은 국가이지만 오래전부터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길을 걸어온 나라이다. 그 이면에 직접민주주의라고 불리는 제도가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정치적 안정을 누리고 있으며 정치적 안정은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부를 불러왔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환경은 정치인의 정치에 대한 자세와 국...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인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을 돌아보며 “양대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내걸었으면 그에 걸맞은 조직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한겨레> 7월11일치 9면) 하지만 민주노총이 일찌감치 최저임금을 총파업 4대 요구의 하나로 확정하고, ...
얼마 전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한 출연자가 독도에 자생하는 한국 특산 식물인 섬초롱꽃의 학명에 독도를 가리키는 일본말인 ‘다케시마’가 종소명으로 붙어 있으며, 식물학계가 ‘나카이’로 대표되는 식민시대의 잔재를 고치려 하지 않는다고 질타한 일이 있다. 식물분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사실 가슴 아픈 일이다. ...
요섹남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요리사는 상당히 뜨겁다. 이전에는 관심에도 없던 요리사들이 셰프라는 멋진 이름을 달고 텔레비전을 독점하다시피 한다. 아이돌 가수 이름은 몰라도 요리사 이름은 누구나 아는 세상이 되었다. 연일 이들의 요리는 에스엔에스를 점령한다. 이목의 집중은 또한 이슈를 낳기 마련. 젊은 요리...
지난 5월10일 한명의 노동자가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이지(EG)테크 분회장 고 양우권씨다. 그는 유서에서 “죽어서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노동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썼다. 박근혜 정부 이후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자살은 회사 쪽의 직접적인 노조활동 ...
우리나라가 공공데이터 개방에 있어 명실상부한 일류국가가 되었다. 얼마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30개 국가의 공공데이터 개방지수 조사 결과 한국은 1점 만점에 0.98점을 기록하며 1위를 달성했다. 30개국 평균 0.58점을 훨씬 넘는다. 개방과 공유, 소통과 협력에 최우선을 두고 정부 운영을 관이 아닌 국...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는 각종 정부위원회에는 이해당사자 이외에 공익위원을 두고 있다. 이들 공익위원은 첨예한 이해관계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익 관점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최근 정부위원회 공익위원들의 활동사항을 보면 공익보다는 위촉권자인 정부의 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