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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당, ‘좌파 축출론’ 전대 좌지우지?

등록 2006-07-04 18:33수정 2006-07-04 22:42

오는 11일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4일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합동연설회에서 이재오(왼쪽), 강재섭 후보가 나란히 앉아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찬 기자 <A href="mailto:rhee@han.co.kr">rhee@han.co.kr</A>
오는 11일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4일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합동연설회에서 이재오(왼쪽), 강재섭 후보가 나란히 앉아 긴장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co.kr
보수단체 ‘이재오 남민전 전력’ 광고로 공격
이규택 동조에 이명박 “골수보수 가자는거냐”
5·31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 달 남짓 흘렀다. 지방선거 압승의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채 경선국면에 들어선 한나라당에서 당권 다툼의 수위가 간단찮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4일 아침 한 일간신문에 실린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예비역대령연합회장)가 <조선일보>에 낸 이 광고의 제목은 “한나라당은 ‘좌파종식 투쟁 선봉장’을 뽑아라”였다.

국민행동본부는 이 광고에서 “(한나라당의) 7·11 전당대회는 6·15 반역선언을 폐기해야 한다”며 “공산혁명조직 남민전 사건 관련자 이재오 후보는 전향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견지동 사무실을 찾은 <한겨레> 기자에게 이 광고 얘기를 꺼내면서 “한나라당이 지금 스펙트럼을 넓혀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골수 보수로 가자는 것 아니냐”며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같은 시각, 서울 잠실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 합동연설회장에서 이규택 후보는 이 광고를 지렛대 삼아 이재오 후보를 공격했다. 이규택 후보는 “일간지 광고를 보니, 잘못하면 노무현 좌파 정권에 이어 한나라당에도 좌파 지도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며 “한나라당을 지키는 사람이 좌파이면 한국은 영원히 망하고 만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좌파라고 공격하는 한나라당 내부에서, 당 대표를 뽑는 자리에서마저 ‘좌파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유력 대표 후보인 이재오 후보를 당 안팎에서 동시에 공격하는 모양새다.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전향 선언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4일치 <조선일보>에 게재한 광고.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가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의 전향 선언을 요구하는 내용으로 4일치 <조선일보>에 게재한 광고.

이재오 후보는 유신독재에 저항했던 남민전 출신에 민중당 사무총장이란 전력 때문에 ‘좌파’ 시비를 받아 왔고, 정반대로 “한나라당에 투신한 그를 좌파로 보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의견도 존재해 왔다.

당 한쪽에서는 이날 신문광고가 이재오 후보와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강재섭 후보를 우회적으로 도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으나, 국민행동본부는 이를 부인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재오 후보 개인에 대한 감정은 없다”며 “우리가 보기에 북한의 지령을 받고 도시 게릴라전을 준비해 온 친북단체인 남민전에 관련된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가 되려는 사람으로서 명확한 태도를 밝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재섭 후보도 6·15 선언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고, 어정쩡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런 비판을 두고 이재오 후보 쪽은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재오 후보를 돕는 이군현 의원은 “확고한 국가 정체성은 필요하지만, 이념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등으로 앞서가는 후보를 흠집내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확전을 차단했다.

강재섭 후보 쪽도 이를 두고 “한나라당이 이념적으로 경직된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김재원 의원)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의 ‘좌파 논쟁’이 완전히 사라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당 안팎에 사상 논쟁의 씨앗이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대선과도 맞물려 있어 우리의 운명이 걸린 만큼 후보들의 처신에 따라 (다른 보수단체들과 연대해)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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