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형님’ 이상득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월박·복박 조짐 의원들 도닥…김무성 의원과도 점심
막후서 의원들 ‘추스르기’…최근 들어 부쩍 관측
‘영일대군’ = ‘대통령 형님+고향 영일만’ 빗댄 별칭
막후서 의원들 ‘추스르기’…최근 들어 부쩍 관측
‘영일대군’ = ‘대통령 형님+고향 영일만’ 빗댄 별칭
이 의원은 다른 친박 의원들과의 ‘개별 면담’도 부쩍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차례 만남으로 두 계파의 앙금이 털어지진 않겠지만, 이 의원의 활동 반경을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
이 의원의 ‘등장’은 최근 여러 곳에서 목격된다. 최근 정부의 수도권규제 완화 정책으로 영남권 의원들이 들썩이자, 이 의원은 당내 경북 의원들의 모임에 와서 정부 입장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탓인지 영남 의원들은 여야 공동 투쟁기구에서 발을 뺐다. 이 의원은 사람들을 좀더 자유롭게 만나기 위해 국회 밖에 사무실을 내려는 계획도 세웠으나 “오해 사기 쉽다”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으로서는 정권의 성공을 위한 ‘동분서주’지만 그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정국을 ‘조종’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가 곧 ‘지침’으로 당직자들에게 전해지고, 결국 당의 공식적인 의견으로 ‘반영’되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을 야당으로부터 방어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 의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과거에 민주당이 어떻게 한나라당을 공격했는데’라며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주문한다”고 전했다. 또다른 한 의원도 “이 의원이 고위 당직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개각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거나 ‘강만수 장관을 흔들지 말라’ 같은 발언을 당의 공식 회의에서 해달라고 얘기하면, 정말 그 다음날 같은 내용의 발언이 나오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한 당내에서 ‘월박’(친박 쪽으로 넘어온 사람), ‘복박’(친박 쪽으로 되돌아온 사람) 조짐이 있는 의원들도 직접 챙기며 도닥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 보니, 이 의원 주위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이나 주호영 수석원내부대표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로, 이 의원은 이들과 자주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친박’ 사이에서 아직 노선을 정하지 않은 초선 ‘부동층’도 이 의원이 직접 챙기는 대상이다. 당내에서는 이렇게 형성된 이 의원 중심의 세력군을 ‘신주류’로 이르기 시작했다.
‘이재오계’에선 이재오 전 의원이나 정두언 의원 같은 ‘개국공신’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권력 공백 상태에서 한명씩 한명씩 ‘형님의 사람들’로 발탁돼 중용되는 것이 ‘형님의 세력화 과정’이라고 주시하고 있다. 이 의원에게 요즘, 고향인 포항 ‘영일’만과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나온 ‘대군’을 따서 ‘영일대군’이란 별칭이 붙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유주현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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