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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미, 핵보유 선언 무시…다른 출구 없었다”

등록 2006-10-10 19:25수정 2006-10-11 15:07

10일 북한의 한 병사가 중국 단둥과 국경을 맞댄 신의주 강가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AP Photo=연합뉴스)
10일 북한의 한 병사가 중국 단둥과 국경을 맞댄 신의주 강가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AP Photo=연합뉴스)
베이징 북한 외교관 전화인터뷰
제재 계속 받아와 더 크게 어려울 것도 없어
핵탄두 탑재등 추가조처 당연한 거 아니냐
미, 핵확산 막으려면 대화재개 행동 보여야
익명을 요구한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북한 핵실험 다음날인 10일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핵실험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었다”며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금융제재 해제 등 미국이 실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왜 지금 핵실험을 강행했나?

=시기적으로 지금 하지 않을 수 없다. 미 부시 행정부는 말로만 대화하자고 하지 실제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우리로선 지금 상황에서 핵실험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었다.

왜 핵실험이라는 방법을 택했나?

=미국은 우리가 핵 보유 선언을 했을 때 우리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실제 보유 여부를 의심했다. 이번 핵실험은 모든 걸 증명했다. 예상보다 소규모였지만, 소규모 성공은 대규모도 가능함을 뜻한다.

핵탄두 미사일 탑재 등 추가 조처를 준비하고 있나?

=핵실험은 핵무기 보유를 위한 것이다. 그런 추가 조처는 당연히 가능하다.

6자 회담은 어떻게 되나?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 문제를 풀려면 미국은 대화 자세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이 체제로 간다. 지금까지 제재는 계속 받아왔기 때문에 더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대화 재개를 위해 미국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나?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우린 6자 회담에 나갈 필요가 없다. 우리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데 무슨 대화가 되겠는가. 우리는 미국과 실제로 관계를 개선하려 하고 있고, 국제사회와 융합하려 하고 있다.

핵실험으로 중국과 관계도 더 악화되지 않겠나?

=중국은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행보를 우리도 이해한다. 그러나 중국이 무력개입이나 해상·항공봉쇄 등이 포함된 제재안에는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보나?

=미국은 국제적으로 아프간, 이라크, 이란 등 여러 문제와 엉켜 있다. 조선의 핵실험은 미국에 더 큰 골칫거리를 안겨줬다. 단편적으로 당장 이란이 큰 힘을 얻었을 것이다. 조선의 핵실험에 자극받은 일본, 한국, 대만 등 주변 국가의 핵무장 움직임을 막으려면 미국은 조선의 핵무장을 억제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의 핵무장을 억제하려면 미국은 대화 재개 이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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