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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내 정체성 지킨다면 아름다운 패배도 좋다”

등록 2006-02-27 08:46수정 2006-02-27 16:17

<한겨레21> 박승화 기자eyeshoot@hani.co.kr
<한겨레21> 박승화 기자eyeshoot@hani.co.kr
강금실 전 장관 ‘한겨레21’ 인터뷰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요약된다. 사회활동에서 내가 드러냈던 철학·성격·언행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게 흔들리면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패배라고 본다. 그러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더라도 아름다운 패배일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영입 1순위로, 여권의 전방위적 ‘구애’를 받아온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입을 열었다.

그는 장관직 퇴임 이후 1년7개월 동안 언론과의 직접 접촉을 피해왔으나, 27일 발매된 시사주간 <한겨레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상당한 결단이 필요한 공적인 문제가 되어버렸고, 나 자신도 공적인 영역에서 답을 해야 한다고 고민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고, 최종 결심을 위한 정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가능한 발언이다.

서울시장 출마 결단 고민중
“자기를 버리는 투신한다면, 야당 검증공세는 안두려워”

물론 강 전 장관은 “내 마음을 사심 없고 가벼운 상태로 낼 수 있겠느냐는 것인데, 아직 그것을 못하고 있다”며, 여전히 출마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결단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 “서울시장의 역할과 그것에 필요한 전문성 측면에서 내가 적합한지”와 “선거에서 공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라는 두 가지 고려사항을 들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당선을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거나 과대포장하거나 마음에 없는 말을 하거나 하는 추한 꼴을 보이면 안 되는데 새로운 영역, 그것도 매우 위험한 영역(선거)에서 나를 지킬 수 있겠느냐”며 “엉망진창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털어놨다.

다만, 야당의 검증 공세가 두려워 출마 결심을 늦추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 취임) 때도 한 번 겪었던 일이고, 자기를 버리는 투신을 한다면 공격이 그렇게 아프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검증과정이 얼마나 험난하느냐는 둘째 문제”라고 밝혔다.

강 전 장관은 여권의 영입 공세도 비교적 상세히 밝혔다. 그는 “지난해에도 한명숙·조배숙 의원, 김두관 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등을 만났고, 그때부터 출마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에는 국회와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정치에는 관여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았는데, 연말과 연초에 비로소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강 전 장관은 “개인적으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우리가 같이 즐겁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당신이 좀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식으로 권유 할 때, ‘내가 꼭 해야겠다’는 게 아니라 ‘혹시 내가 의미 있는 삶을 위해 할 수도 있는 역할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심경 변화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정동영 의장의 메신저와 만났다는 보도와 관련해 “여유를 달라는 의사를 밝혔고, 당에서도 내가 출마한다고 전제하지 말고 다각도로 모색하는 게 좋겠다는 얘기도 함께 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의장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 전 장관이 막바지 고민을 깊게 하시는 것 같다”며 “강 전 장관이 3월 초까지 고민을 하시도록 저희는 성가시지 않게 해 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분간 여유를 갖고 강 전 장관의 선택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강 전 장관의 최종 결단이 늦어지면서 열린우리당 안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계안 의원 쪽은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열린우리당은 강 전 장관 영입에만 매달리고 당 차원의 어떤 구체적 일정과 계획도 수립하지 않고 있어 민주정당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당은 서울시장 경선일정을 빨리 명확히 밝히고, 강 전 장관도 입당 여부를 즉각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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