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이 마련한 자리 왜 갔나”
“줄대기 관행이 지역경제 망쳐”
“줄대기 관행이 지역경제 망쳐”
“총리는 바뀔지언정, 정치권과 유착하려는 상공인들의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이해찬 총리 골프 파문의 교훈에 대해 “결론적으로 아무것도 없다”며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부산에 봄바람 대신 때아닌 ‘칼바람’이 불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총리가 내기골프에다 황제골프 특혜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주말부터 기온이 떨어지더니, 13일에는 체감온도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부산시민들의 마음도 얼어붙었다. 실망과 분노의 과녁은 이 총리와 정치권, 지역 상공인, 언론 등으로 무차별하게 넓어지고 있다.
부산에서 15년 넘게 택시를 운전하는 박문현(56)씨는 13일 “기업인들이 마련한 자리라면 응당 꿍꿍이가 있는 걸 예상했을 것 아니냐”며 “그런 가능성이 다분한 자리에 아무 문제의식 없이 나간 이 총리의 처신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해운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영숙(47)씨도 “정작 (이 총리) 당사자는 진실을 말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만 한마디씩 할 때마다 다치고 있질 않느냐”며 “국가를 책임지는 총리가 맞느냐”고 이 총리를 몰아세웠다.
지역 상공인들은 보름 가까이 계속되는 언론보도에 심한 피로감을 보이며, 지역경제를 생각해서라도 이 정도에서 매듭짓자고 얘기한다.
부산 녹산공단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8)씨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본질에서 벗어난 과거의 문제까지 너무 세세히 파헤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접대성·로비성 골프 관행은 고쳐야겠지만, 그렇다고 지역경제는 안중에도 두지않고 의혹을 들쑤시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고 불만스러워했다.
자동차부품업체를 운영하는 조아무개(52)씨도 “사실 내기골프라는 것은 골프를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했을 일인데, 국무총리가 했다는 것 때문에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의혹만 있지 실체가 불분명한 지금과 같은 상황이 하루 빨리 정리돼 다시 안정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당연히 공직자의 책임이 더 크지만, 그렇다고 기업인들이 정치권을 향해 무분별하게 벌이는 ‘영업 관행’이 용인되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기업인도 있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정치권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걸로만 끝난다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부산지역 상공인들의 기업가 정신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골프 파문에서 드러났듯 지역상공인들은 입버릇처럼 부산 경제가 어렵다면서도 항상 정치권에 줄을 대 제 이익만 챙기려고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부산 경제 망치기”라고 주장했다. 부산/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물론 “당연히 공직자의 책임이 더 크지만, 그렇다고 기업인들이 정치권을 향해 무분별하게 벌이는 ‘영업 관행’이 용인되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기업인도 있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정치권에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걸로만 끝난다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부산지역 상공인들의 기업가 정신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골프 파문에서 드러났듯 지역상공인들은 입버릇처럼 부산 경제가 어렵다면서도 항상 정치권에 줄을 대 제 이익만 챙기려고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부산 경제 망치기”라고 주장했다. 부산/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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