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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2004년 폭우‘비상’때도 이시장 실내 테니스 쳐

등록 2006-03-22 02:58수정 2006-03-22 07:28

‘공공건물’ 잠원 테니스장엔 친필 상량문
‘황제 테니스’ 논란을 빚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처럼 ‘부적절한 시기’에 테니스를 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이 시장은 토요일인 2004년 7월17일 오후 남산 실내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쳤는데, 당시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방재당국에 비상이 걸려 있던 시기였다.

당시 7월11일부터 비가 계속 내려 17일까지 300mm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서울 중랑천에서 초등학생이 실종되는가 하면 상암 지하차도 등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시민들이 비 피해를 입거나 폭우 대비에 몰두하고 있을 때, 이 시장은 실내에서 테니스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시장은 또 같은 해 11월14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노조 등이 파업 돌입을 하루 앞두고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때도 테니스를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가 하면 이 시장은 학교용지에 무단 건립하도록 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실내테니스장 건물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상량문까지 친필로 써 새겨 넣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이 테니스장을 방문한 취재진들과 열린우리당 ‘황제 테니스 의혹진상조사단’은 테니스장 천장에 ‘용 입주상량 귀(龍 立柱上樑 龜) 2005년 11월23일 서울특별시장 이명박’이란 동판이 매달려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건축물의 뼈대 공사 마무리를 기념하는 상량문이다.

이에 대해 김홍식 명지대 교수(건축학과)와 건축비평가인 이용재씨 등 건축가와 문화재 전문가들은 통상 공공건물의 경우 상량문엔 공사 발주기관(또는 건물 소유자)과 공사와 관련된 공무원들, 설계·시공자들의 이름을 연명으로 적어넣는다며 이 시장의 이름이 적힌 상량문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인건물에서도 건축주의 이름을 상량문에 적을 때는 태어난 해(운)만 적는 것이 보통이라고 덧붙였다. 잠원동 테니스장은 서초구청이 소유기관이며, 공사 발주처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입주상량’ 네 글자는 이 시장의 친필이지만, 일자와 이름 등 나머지 글자는 테니스장 공사를 시행한 시 건설안전관리본부가 끼워넣었다”고 해명했다.

또 가설 건축물로 지어졌다는 잠원동 실내테니스장이 실제로는 ‘브이아이피(VIP)용을 위한 호화시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이곳을 다녀온 열린우리당 진상 조사단은 “샤워실과 라커룸이 2층에 1개밖에 없고, 주방시설이 있는 미니바가 딸려 있는 등 소수를 위한 시설이라는 느낌이 강했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의 유기홍 의원은 “주민들 중에선 ‘처음부터 공무원들이 브이아이피(VIP)용이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과 함께 남산실내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친 동호인들을 대표해 2천만원을 낸 안아무개(49)씨는 자신이 일하는 보험사에서 급히 이 돈을 대출받아 대납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씨는 “테니스장 관리인이 ‘돈을 안내면 이 시장이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해 급히 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박용현 조기원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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