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5가 여전도회관 개인 사무실에서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한 뒤 사무실을 떠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나라당과 고건 전 총리 사이에 은근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고 전 총리에게 “한나라당 입당”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고,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에도 개혁인사가 있다”며 자신이 주도하는 한나라당내 일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나라당내 의원모임인 ‘푸른정책연구모임’의 공동대표인 임태희 의원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고 전 총리가 한나라당의 정책기조와 다르지 않다”며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을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월 박근혜 대표는 “고 전 총리는 한나라당과 가장 어울리는 분”이라며 “당에 와서 같이 힘을 합한다면 참 좋은 일”이라고 말했으며, 이재오 원내대표도 지난달 27일 “고 전 총리는 한 나라의 지도자로 손색이 없으며, 한나라당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의 이런 잇따른 제안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외연 확장 차원에서 고 전 총리를 영입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또 고 전 총리가 포함된 ‘반한나라당 세력’이 결집할 경우, 내년 대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나라당 안에도 과거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깨끗하고 개혁적인 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과 같이할 수 있다”고 되받아쳤다. 한나라당 쪽의 입당 요구에서는 가타부타 언급을 회피하면서, 자신이 중심이 된 연대 가능성을 은근히 내비친 것이다.
고 전 총리 쪽 관계자는 “한나라당에서 자꾸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고 전 총리의 발목을 잡으려는 시도”라며 “고 전 총리의 중도개혁 실용주의 연대는 한나라당을 포함해 뜻을 같이하는 모든 세력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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