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김대중 전 대통령 새해맞이 인터뷰]
김 전 대통령 “상반기 가봐야 윤곽”
북핵 해법마련 전환점되는 해 낙관
김 전 대통령 “상반기 가봐야 윤곽”
북핵 해법마련 전환점되는 해 낙관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올해 대선 전망과 관련해 “상반기까지 가봐야 전망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결국은) 양당 대결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한겨레> 오귀환 편집국장과의 새해 인터뷰에서 “선거를 해보면 높은 자리(지지율)건 낮은 자리건 계속 (그대로) 가는 게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엔 미국과 북한 모두 핵 문제를 풀어가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내다보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말 여부에 상관없이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여야 간에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커서 12월 대선이 일방적으로 치러질 것 같다’는 질문에 “상반기까지 가보면 여권이 선거를 제대로 할 태세가 될지 안 될지 판명이 될 것”이라며, 지지율도 그때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 이것(다당제로 나뉜 정치 현실)도 국민이 양당을 이렇게 갈라놓은 게 아니다. 국민은 양당을 (선택)했는데 정치인들이 멋대로 갈라놓았다”며 “우리 국민들은 성향상 양당제 외엔 안 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의 이런 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이 국민의 바람에 어긋나는 것이며,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재통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5년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 국정운영과 관련해선 “나는 정치에서 완전히 손 떼고 각 부처별로 2~3개씩 (정책 과제를) 골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이걸 마무리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올해 북한 핵 문제의 해결 전망과 관련해 “올해는 가부간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풀릴 가능성이 지난해보다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하겠다고 말하는 등 “미국이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 입장에서도 핵을 쏴서 자기네 힘을 보였고, 주변에 많은 위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이 상한가”라며 “북한으로서는 지금이 해결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핵 상황이 풀리는 쪽으로 갈 때 “6자 회담에서 푸는 것과 남북 간에 푸는 것을 병행해야 하는데, 남북 정상회담이 그런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이 올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물러나기 전에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상회담의) 맥이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논란에 대해선 “작전권 환수는 미국이 세계 전략을 바꾸면서 바라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자꾸 (돌려주지 말라고) 주장해봐야 통하지 않는다”며, 그 대신 한-미 방위조약이나 미국의 핵우산 약속 등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석규 이용인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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