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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대선후보 첫 TV 합동토론 6인6색

등록 2007-12-06 23:33수정 2007-12-07 00:57

이명박 여유, “정권교체 13일 남았다”
정동영 강공, “의혹 후보와 토론 창피”
이회창 단호, 주먹쥐고 ‘대북관’ 강조
6일 열린 첫 텔레비전 합동토론에 나선 6명의 후보들은 비비케이(BBK) 사건 등을 거론하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꾸준히 지지율 선두를 지켜온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주어진 토론시간도 다 채우지 않은채 ‘방어적’ 태도로 일관한 반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 후보를 집중 겨냥하며 ‘공격적’인 발언 수위로 일관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이제 정권교체 할 날이 13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부족한 제게 적극적 지지를 보여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는 북핵문제를 주제로 한 이회창 후보의 발제에 대한 토론 때 “저와 차이가 없다. 비슷해서 더 말할 것이 없다”고 짤막히 언급하고 넘어가는 등 자기 정책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려는 의지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공격에 자극받은 듯, 평소 토론회 때 자주 보이던 “허허 …”하는 웃음을 보이지 않았다.

정동영 후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심한 듯 ‘이명박 공격’에 날을 세웠다. 정 후보는 시작부터 “탈세, 위장, 각종 거짓말 의혹에 휩싸여 있는 후보와 나란히 앉아서 텔레비전 토론을 한다는 것이 창피스럽다”는가 하면 “이명박 후보는 정상회담에 찬성한다고 했다가 반대한다고 했다. 지금 (이 후보가) 한 말을 또 언제 바꿀지 모른다”는등 이 후보를 난타했다. 정 후보는 북핵문제를 주제로 한 발언 시간에도 비비케이 문제를 장황하게 언급해, 진행자(송지헌)로부터 “토론주제 범위 안에서 해주기 바란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정 후보는 “부패, 거짓말, 정경유착은 안 된다”고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뚜렷한 대북관’을 강조해온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정통 보수’로 차별화하려는 듯 표현에서도 ‘단호함’을 드러내는 데 치중했다. 이 후보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등이 자신의 대북관을 보수적이라고 비판하자, “말씀 듣고 있으면 참 답답하다”, “어처구니없다”, “제대로 아셔야겠다”는 표현을 써가며 자신의 정책을 설명했다. 그는 여러차례 오른쪽 주먹을 꽉 쥔 채 발언에 힘을 주기도 했다.

이회창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대북정책을 “오락가락한다”고 지적하자, 이명박 후보는 “출마를 하려고 변을 짰는지 모르겠지만, 제 일관된 정책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하고, 무책임·무능한 정치인이 아니어야 한다”면서 이명박·정동영 후보를 싸잡아 공격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게 “(헌법 개정 때) 여성평등 문제를 도입한다고 했는데, 관기 발언, 마사지걸 발언으로 분노한 여성들이 이 후보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정동영 후보에게는 “사회 양극화를 확대시켜 가족불행시대를 만든 후보”라는 등 정책적 차별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이인제 후보는 진보·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적 후보의 이미지를 내세우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 토론회장 이모저모
각 후보 지지자 500여명, 빗속 열띤 응원전

6일 17대 대선의 첫 텔레비전 후보 합동 토론회장은 후보들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과 지지자들의 열띤 응원으로 가득했다.

이날 후보들은 토론회가 시작되기 30분∼1시간 전 <한국방송>에 도착해 각자에게 배당된 대기실에 들어가, 준비해 온 원고를 최종점검했다. 후보들은 저녁 7시35분께 스튜디오에 들어서며 서로 악수를 하며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에게 “수고가 많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정 후보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어깨를 감싸안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들 긴장된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자리에 앉아 잠시 다른 후보들을 기다리던 이명박 후보는 의자 팔걸이에 얹은 손을 까딱댔고, 정동영 후보는 “너무 일찍 왔네”라며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7시45분 사진기자들의 요구로 6명이 붙어 선 채 손을 잡고 사진을 찍은 이들은 “경호원 한 명씩만 남기고 다 나가 달라”는 주최 쪽의 말과 함께 ‘격전’을 시작했다.

이날 밤 10시가 넘어 토론회를 끝내고 나오던 이명박 후보는 지난 2000년 비비케이(BBK) 사무실에서 자신을 인터뷰했던 박영선 통합신당 의원과 우연히 만나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박 의원은, 자신과 함께 서 있던 최재천 의원하고만 악수하고 지나려던 이 후보에게 “저 똑바로 못 쳐다보시겠죠?”라고 이 후보를 ‘자극’했다. 박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한 차례 더 쏘아붙였다. 서너 걸음을 옮기던 이 후보는 박 의원을 돌아보며 “옛날엔 (박 의원이 기자일 땐) 안 그랬는데…”라고 말한 뒤 급히 자리를 떴다.

토론회장 밖에서도 열전이 벌어졌다. 부슬비가 내려 체감온도는 영하인 날씨에도, 이명박 후보 150여명, 정동영·이회창 후보 각 100여명 등 지지자 500여명은 이날 오후 6시께부터 한국방송 앞으로 몰려들었다. 파란색 목도리(이명박), 주황색 산타 복장(정동영), 붉은색 점퍼(권영길), 붉은색 산타 복장(문국현), 노란색 비옷(이인제) 등을 맞춰 입은 이들은 펼침막과 손팻말 들을 들고 노래를 부르거나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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