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13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서면 거리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김태형 기자 xgoud555@hani.co.kr
[대선 D-5] 후보들 표정
“12번 찍으면 1번 찍는 것과 같다”…득표율 목표 55%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3일 과반을 넘는 ‘압승’을 향해 고삐를 조였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유세에서 “12월19일에 ‘다 됐다’고 투표 안 하면 큰 일 난다. 꼭 찍어야 한다”면서 “저에게 절대적인 지지와 일 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자신의 표를 잠식할 것을 의식한 듯 “새치기 한 사람은 절대 인정하면 안 된다. 12번(이회창) 찍는 게 1번(정동영) 찍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지난 12일 대선 득표율 목표치를 55%로 올리고, 각 지역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지난달 비비케이(BBK) 국면과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등장 때 45%로 잡았던 목표치를,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에 맞춰 상향조정한 것이다. 경북 74%, 대구 70%, 부산·경남 65%, 서울 63%, 충청 40%, 호남 17% 등 지역별 목표치도 할당했다. 243개 당원협의회별로도 득표율 목표치를 세분화해둔 상태다. 55%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돼야 안정적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후보 쪽의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날마다 각 지역별로 △신입 당원 확장 현황 △유세 횟수 △지지 호소 전화통화 횟수 △자원봉사자 활동 상황 등 10대 포인트를 보고받으면서 선거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미 지난 10월부터 매달 각 당원협의회마다 이 후보 지지율과 종합순위를 매겨 통보해왔다.
‘해외 유권자 귀국 투표운동’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오는 17일에는 중국에서 2천여명의 유권자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이 후보가 공항에 나가 이들을 맞으면서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황준범 이유주현 기자 jaybee@hani.co.kr
호남지역 강행군…“죽을 힘 다해 역전할 것” 지지 호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는 13일 범여권의 ‘정치적 고향’인 호남을 찾았다. 전남 여수와 목포, 광주 등지를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후보 단일화라는 마지막 반전 카드마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자신이 범여권의 ‘사실상의 단일 후보’임을 적극 부각시키려고 애썼다.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범여권 지지층의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한다는 다급함도 엿보였다.
정 후보는 “당에서 어제(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지지율이 25%가 넘었다. 남은 기간 죽을 힘을 다해서 역전할 것”이라며 “투표장에 꼭 나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광주 금남로 유세에서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는 등 ‘호남표 결집’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이날 저녁 광화문에서 열린 종교·시민단체의 검찰수사 규탄집회에서 “수구냉전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 저는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 자리가 아니라 어떤 것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이인제 민주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당신은 대통령이 되는 것만, 이번에 집권하는 것만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우리가 패하면 역사가 패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막기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네 후보가 각자 진군해서 모두 패배자가 되지 말고 하나가 되어 승자가 되어 역사를 전진시키자”고 요청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지지율 3위 추락 비상…“여론조사 잘못됐다” 불만 내비쳐
이회창 무소속 후보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대선을 6일 앞두고 나온 각 언론사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부분 13% 안팎의 지지율에 그치며 3위로 내려앉은 탓이다. 이 후보 쪽은 “여론조사가 잘못됐다. 체감 민심과 다르다”고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속으론 초초한 분위기다. 한 팀장은 “3위로 처지면 유권자들 사이에서 ‘당선 가능성이 없는 쪽엔 표를 안 주겠다’는 사표방지 심리가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각 지역 현장 실무자들의 사기에도 치명적이다”고 걱정했다. 대선 결과가 3위로 굳어질 경우, 이 후보가 추진하는 신당 창당의 동력도 약화될 수 있다.
지지율이 15%를 넘지 못하면 선거비용을 환급받지도 못한다. 선거법에선 15% 이상의 표를 얻어야 선거비용을 전액 돌려준다. 이 후보 쪽은 이날 ‘탄핵’과 ‘하야설’까지 언급하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한층 더 강도높게 비난했다. 구도를 ‘정동영 후보를 뺀 보수의 대결’로 좁히려는 의도다. 이 후보는 이날 통영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이명박과 이회창 간에 누가 진짜 보수며, 국민을 속이지 않고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느냐하는 선거다. 저를 찍으면 정동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회창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도 “이명박 후보는 비비케이(BBK) 연루 혐의를 비롯한 부도덕성 문제로 국민적 저항과 탄핵, 하야 요구 등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국가가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김천, 구미 등 영남지역을 훑은 이 후보는 이날도 진주, 통영, 마산,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7곳을 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호남지역 강행군…“죽을 힘 다해 역전할 것” 지지 호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3일 오후 전남 목포역 앞에서 유세를 하기에 앞서 박수를 치며 밝게 웃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지지율 3위 추락 비상…“여론조사 잘못됐다” 불만 내비쳐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13일 낮 경남 삼천포 서부시장에서 상인들과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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