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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운찬 쏟아지는 의혹…, 그러나 석연찮은 해명

등록 2009-09-21 20:36수정 2009-09-22 04:05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소속 학생들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게학자와 교육자의 양심으로 4대강 정비 사업 재검토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소속 학생들이 21일 오전 국회 앞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게학자와 교육자의 양심으로 4대강 정비 사업 재검토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

‘야구광’인 그는 마치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투수와도 같았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2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전만 해도 의원들의 말허리를 자르며 적극 해명하려고 공세를 취했으나, 오후부터 말을 더듬는 등 답변이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세금 탈루가 추가로 드러난 데 이어, ‘스폰서 총장’이란 지적까지 받는 등 수십년 쌓은 학자적 명성이 고작 ‘반나절’ 만에 흠집이 난 탓이다.

세금 탈루 “소득보다 지출 많은데 예금 3억여원 증가”
정 후보자 “외국강연 수입 등 미신고…오늘 1천만원 내” 털어놔

■ 뒤늦게 시인한 소득세 탈루

정 후보자는 최근 3년간 예금액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감춰둔 소득이 있는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세금 탈루 사실을 털어놓았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정 후보자 가족의 수입이 9억100만원인데, 지출은 9억4300만원으로 지출이 4200만원 더 많다”며 “그런데 오히려 예금이 2005년 말에 비해 2006년부터 3년간 3억2000만원이나 늘었다”고 캐물었다. 강 의원은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지 않는 한 어딘가에 수입이 있을 것 아니냐”며 미신고 수입과 소득세 신고 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2006년부터 3년간 외국에서 강연하거나 세미나를 해서 수입이 상당히 있었다”며 “양국간 이중과세방지 협약에 따라 상대국에서 세금을 내 우리나라에서는 이중으로 낼 필요가 없다고 봤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다 종합소득세 누락을 알아내고 오늘 아침 1000만원 가까이 세금을 냈다”고 물러섰다. 하지만 정 후보자는 예금이 도대체 어떻게 3억 이상 불어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수입 내용과, 2004년부터 2008년까지 1억5000여만원의 인세수입을 종합소득세에 합산신고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소득세 납부 상세 내용도 명쾌하게 밝히지 않아 의구심을 남겼다.



스폰서 논란 “업체서 1천여만원 받아…스폰서 총장 아니냐”
정 후보자 “궁핍하게 살지 말라고…” 다른공무원이 돈 받으면? “대답 못해”

■ 총장은 ‘스폰서’ 받고, 부인은 고액 그림 팔고?

정 후보자가 서울대 총장 시절 국외로 나갈 때 기업 회장한테서 1000만원의 돈을 받은 것과, 그 돈을 ‘소액’이라고 말한 것도 논란이 됐다. 1억여원의 서울대 총장 연봉, 매년 2000만~3000여만원의 인세와 수천만원에 달하는 외부업체 고문료 등을 챙겼던 후보자가 “궁핍하게 살지 말라”며 건네는 기업체 회장의 돈을 받은 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최근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스폰서 총장으로 낙마했는데, 정 후보자도 스폰서 총장 아니냐”고 물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도 “총리실에서 공무원들의 추석 떡값 감찰을 할 때, 어떤 공무원이 후보자 답변처럼 ‘형제 같은 사람한테 천만원을 받았다’고 하면 징계를 할 거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대답할 수 없다”며 난감해했다. 정 후보자는 또 “생각 없이 돈을 받은 건 불찰”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기업 회장이) 돈을 주면서 ‘소액이지만 연구비에 보태 달라’고 한 걸 내가 그 돈을 소액이라고 규정한 것처럼 됐다”고 말을 얼버무렸다.

정 후보자가 서울대 총장으로 재직할 때 부인의 그림이 고가에 팔린 것도 도마에 올랐다. 최재성 의원은 “정 후보자가 아내를 아마추어 화가라고 했는데, 아내가 그림 5점을 (후보자가 총장 시절이던) 2004년에 1300만원, 2005년 2400만원, (총장 퇴임 뒤) 2200만원에 팔았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아내가 팔지 않겠다고 하는데 사갔다고 들었고, 아내가 전시회 할 때 서울대 관계자들은 거의 안 왔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병역 면제 “양자 입적 단축혜택…미국유학 가 면제”
정 후보자 “국방부 허락받고 나가…비행기표값 비싸 오갈수 없었다”

■ 고의적 병역면제?

고령(31살)을 이유로 1977년 병역면제를 받은 정 후보자의 전력도 문제가 됐다. 백원우 의원은 1960년에 부친을 여읜 정 후보자가 작은아버지한테 양자로 들어가 병역 단축 혜택을 받았고, 고령 면제를 위해 미국 도피성 유학을 했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1960년대 당시 병역법 44조를 보면, ‘부선망 독자’(아버지를 일찍 잃은 외아들) 외에도 독자, 양자까지 6개월 방위(보충역)로 줄어드는 혜택을 받는다”며 “양자 입적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 혜택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부선망 독자가 병역 혜택을 받는 법령이 1967년에 만들어지기 전인 65년 양자로 들어갔기 때문에 의도적 양자입적은 아니다”라는 정 후보자의 그간 해명을 반박해 지적한 것이다.

백 의원은 또 “당시 병역법상 부선망 독자는 23살까지만 병역 연기가 가능했다”며 “따라서 나이로 더이상 연기할 수 없으니 미국 유학을 선택했고, 징집을 피하기 위해 78년까지 한 번도 한국에 오지 않았으며, 그 기간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군에 가려고 66년과 70년 신검도 받았고, 71년 출국 당시 국방부 허락뿐 아니라 출국과 관련해 이현재 전 총리의 보증까지 받았으며, 70년대 비행기표 값이 비싸 쉽게 오고 갈 수 없었고, 모친 사망은 나중에 들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미리 제출한 서면답변 일부 내용에 대해 “실무자가 써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그러면 국민들은 무엇을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냐.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송호진 김지은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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