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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공무원 청와대 불러 ‘먹방’에서 조사했다”

등록 2010-07-27 08:36

민간사찰 의혹 이영호, 추가의혹 증언 나와
“정부에 비판적” 이유 불려가…청와대 “그런일 없는걸로 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2008년 촛불정국의 파장이 마무리될 즈음에 노동부의 간부급 공무원을 청와대로 불러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조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이 비서관의 지시로 조사에 나선 청와대 직원은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사방이 막힌 방에서 업무와 관계없는 것들에 대해 소명하도록 요구해 불법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노동 관계기관의 한 전직 간부는 26일 “이영호 전 비서관이 현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한 공무원을 청와대에 불러 검찰 조사실 같은 방에서 심문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방에 불려 들어간, 노동부의 서기관급 간부인 ㅇ씨는 “공무원 초년기에 간부와 함께 청와대에 몇 번 보고하러 갔다 온 적은 있지만 청와대에 이런 방이 있나 싶어 어이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켜 설명했다.

ㅇ씨는 2008년 10월 촛불시위가 잠잠해진 뒤 청와대에 불려 들어갔다. 그는 정부의 한 위원회에 파견중이었는데, 정권실세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위원회의 한 전문위원과 직원 인사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며칠 뒤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로부터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ㅇ씨는 “처음에는 업무협조를 위해 부르는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안내하던 청와대 직원은 고용노사비서관실을 지나 다른 방으로 데려간 뒤 기다리라고 했다. 방 안에는 철제 의자와 소파만 덩그러니 있는 ‘먹방’이었다.

ㅇ씨는 “노동부에서 파견 나온 공무원일 경우 대부분 얼굴을 아는데 나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사람은 경찰관인지 공무원인지 모르는 사람이었다”며 “주로 묻는 질문이 ‘전문위원과 싸운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이 정부에 비판적이라고 하는데 현 정부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가’ 등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것이었다”고 회고했다.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직원은 대부분 노동부에서 파견된 공무원들로 구성되지만, 경찰청에서 파견된 직원도 있다.

ㅇ씨는 “업무 관계로 말다툼한 것까지 이영호 전 비서관에게 보고가 돼, 정부에 비판적인 공무원으로 취급했다”며 “당시는 촛불시위가 끝난 뒤 정부가 어려웠던 시기여서 아무것도 아닌 사안인데도 그런 식으로 조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안에 공무원을 조사하기 위한 별도의 공간은 없다”며 “또한 공무원을 직접 청와대로 불러들여서 조사하는 경우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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